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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유튜버의 ‘먹방’, 한국과 어떤 점이 다를까?


[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한국 인터넷 개인방송에서 출발한 음식 먹는 방송, ‘먹방’이 세계 각국에서도 주요 콘텐츠 소재로 자리 잡고 있다. 먹방이라는 단어 자체가 고유명사화 돼 한국어 병음 ‘Mukbang'이 관련 콘텐츠를 지칭하는 용어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구글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대비 ‘Mukbang'의 키워드 관심도는 현재 약 2배까지 증가했다. 한국어 키워드 ‘먹방’을 3~4배 가까이 앞지른 상태다.

먹방을 통해 한국 음식 문화가 소개되면서 일종의 한류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특히 한국과 정보기술 발전 성숙도, 문화 유사성이 높은 대만에서도 먹방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한국 먹방 채널을 구독하고 즐겨 찾는 시청자는 물론, 직접 대만에서 먹방 콘텐츠를 제작하는 경우도 늘었다.

27일 유튜브는 서울 삼성동 구글캠퍼스에서 ‘크리에이터와의 대화’ 행사를 열고 한국과 대만의 먹방 크리에이터를 초대해 각국 먹방 문화에 대해 비교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 크리에이터 ▲‘떵개떵’ ▲‘소프’ ▲‘시니’ 및 대만 크리에이터 ▲'치엔스이팅(Chien‘s Eating')'▲‘아메이’(A-May)'까지 총 다섯 팀이 참석했다.

이태군, 이민주 친형제가 운영하는 먹방 채널 ‘떵개떵’은 음식 먹는 소리를 실감나게 들려주는 ‘리얼사운드’가 주요 콘텐츠다. 단순히 먹는 영상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을 씹거나 목을 넘어가는 소리까지 시청자에게 전달한다. 이는 ASMR(일상소음) 콘텐츠의 일종이다. 특정 소리가 뇌를 자극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먹방 ASMR이 유행하면서 영상장비 못지않게 마이크 장비 마련에 집중하는 크리에이터들도 증가 추세다.

떵개떵 채널은 이를 경쟁력으로 삼아 구독자수 140만명, 누적 조회 수 7억3000만을 달성했다. 특이하게도 외국인 시청자가 절반에 달한다. 외국에서는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모델이라 자국 콘텐츠를 찾기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떵개떵 채널은 시청자 층이 넓어지자 최근엔 외국 음식 먹방도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다.

대만 크리에이터들은 이를 양국 먹방 콘텐츠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봤다. 아메이는 “대만은 음식을 먹을 때 입을 다물고, 묻히지 말고 깨끗하게 먹어야 한다는 문화가 있다”며 “한국은 먹방을 보면 꾸밈없는 즐거움, 소리를 내면서 유쾌하게 먹는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외국에서는 주로 배경음악을 깔거나 음식을 먹는 장면을 빠른 화면으로 편집한다.

그는 “대만에서도 음식 먹는 소리에 대한 취향차가 있어, 어떤 사람은 이를 좋아하기도 한다”며 “한국의 방식이 대만에 들어서면 신기한 문화로 인식해 전파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만에서 인기를 끄는 소재는 음식을 많이 먹는 ‘푸드파이팅’이다. 간호사 출신 크리에이터 치엔은 지난 2016년 일본 먹기 대회에서 2위를 수상했다. 시청자에게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콘텐츠도 피자 한 판 크기의 ‘대왕만두’를 만들고 혼자 다 먹었던 영상을 꼽았다. ‘치엔스이팅’ 채널 구독자 수는 32만명, 누적 조회 수는 2200만이다.

치엔은 “주요 구독자는 여성 및 주부 층, 저와 연령대가 비슷한 시청자가 좋아한다”며 “특히 임신한 시청자들이 식사를 못할 때 방송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한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치엔은 한국어 제목 및 자막이 들어간 영상을 제작하기도 한다. 먹방 문화가 시작된 한국에 이미 많은 먹방 시청자가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신규 시청자를 효과적으로 공략하면서 대만 문화를 한국에 알리는 효과도 누렸다. 아메이 역시 한국 음식을 소재로 한 특집 콘텐츠를 공개한 바 있다. 한국의 음식 먹는 문화, 대만 음식과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 콘텐츠다. 먹방이 양국의 활발한 문화교류를 이끌어낸다는 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국내 먹방 크리에이터들 역시 외국 시청자와 활발한 교류를 진행하고 있다. 떵개떵 채널에는 일본 시청자가 일본 음식 먹방을 해달라며 구입 가능한 사이트를 댓글로 알려주기도 한다. 시니 채널에는 일본에서 유명한 먹방 크리에이터 키노시타 유우카가 직접 이메일로 연락을 해오기도 했다.

시니 채널을 운영하는 이시니 크리에이터는 “아무래도 먹방이라는 콘텐츠가 우리나라에서 처음 알려진 만큼, 한국에 대한 자부심이 커지기도 했다”며 “자막을 열심히 달아 외국에 더 다양하게 한국 음식을 알리고 싶다”고 전했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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