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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이통사, 문재인 정부서는 등장할까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실패한 네번째 이동통신 사업자가 문재인 정부에서는 등장할 수 있을까.

정부가 지나치게 시장에 개입해 통신요금 인하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경쟁정책의 정점이 될 신규 이동통신사 출범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저소득층 및 노인층 요금감면에 선택약정할인율 상향조정 등 굵직한 통신요금 인하 정책을 잇달아 발표했다. 연간 예상되는 요금감면액만 1조원 이상으로 어느 정부에서도 선보이지 못했던 파격적인 요금인하 정책이다.

요금인하 효과가 확실한 만큼, 다른 한편에서는 정부가 지나치게 시장에 개입하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문재인 대통령의 기본료 1만1000원 공약이 사실상 무산된 이후 전체 혜택을 맞추기 위해 정부가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데이터 소비 증가, 단말기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향후 요금 및 단말기할부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근본적 경쟁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4이통 경쟁활성화 정책 마지막 보루=최근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알뜰폰 사업자와 간담회에서 요금인하의 바람직한 대안으로 제4이동통신 출범을 꼽기도 했다. 인위적인 정부개입으로 인한 요금인하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만큼, 시장경쟁을 통한 정책실현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4이통 출범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이지만 규제, 소비자 편익을 담당하는 방통위원회 수장이 경쟁활성화를 주문한 것은 나름의 의미가 있다.

하지만 제4이통 등장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시작된 도전은 7차례의 실패만 남겼다. 신규 이통사를 향한 정부의 의지는 냉온탕을 오고갔지만 우호적인 상황에서도 끝내 4이통은 등장하지 못했다.

정부, 심사위원들의 엄격한 재무적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얘기하면 정부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내실 있는 사업자들의 도전은 없었다는 얘기가 된다.

마지막 도전 이후 제4이통 이슈는 수면아래로 가라앉는 분위기였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다시 부활하는 모습이다. 원래 4이통 출범은 문재인 캠프에 없었던 약속이었지만 요금정책이 모두 정부 개입에 따른 인위적 요금인하라는 점에서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요금인하 정책에도 포함됐다.

우호적 환경 다시 한번…여전히 험난한 가시밭길=정부도 과거와 달리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제도적 개선을 통해 여러 불필요한 절차를 제거한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인사청문회서 “새로운 이통사가 보다 쉽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허가절차 완화를 통해 신규 사업자 등장을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통해 허가제를 등록제로 변경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엄격한 진입규제가 완화되면 희망 사업자가 사업자 자격을 가지고 투자자를 보다 쉽게 모집할 수 있고 재무적 완성도도 높아질 수 있는 만큼, 4이통 등장 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정부 바람과 달리 제4이통 출범은 진통만 거듭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단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언제 이뤄질지 불투명하다. 쟁점법안은 아니지만 방송통신 관련 법안을 다루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옛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법안통과와 관련해 소문난 불량 상임위다.

여기에 진입규제가 완화된다고 사업자들이 돈다발 들고 줄을 설 가능성은 제로다. 정부가 원하는 자금력 있는 기업, 즉 대기업들이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이미 이동통신 시장이 포화상태이기 때문이다. 기술력, 자금력, 브랜드 측면에서 기존 이통3사와 경쟁해 이기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또한 전체적인 진입 절차가 완화되는 대신 주파수 할당 과정이나 자금조달 부분에 대한 검증은 과거보다 엄격하게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진입규제 완화가 4이통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가장 중요한 재무적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케이블TV 사업자나 중소 통신사, 유통, 방송 등 다양한 사업자들이 4이통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직 출사표를 던진 곳은 없다. 후보군들은 진입규제 완화 이외에 로밍, 주파수 할당, 전파이용료 등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진입규제 완화만으로는 눈치만 보고 있는 기업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아직 과기정통부는 세부적인 지원방안은 마련하지 않은 상태다. 인위적인 요금인하에 대한 반발이 거세질수록, 요금인하 효과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강해질경우 정부의 지원책은 강해질 수 있다. 하지만 요금인하 정책으로 통신3사의 충격이 커질 경우 4이통 정책은 다시 표류할 수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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