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17일(현지시간) 연례 개발자 행사인 ‘인텔 개발자 포럼(Intel Developer Forum, IDF)’을 더 이상 개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오는 8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예정이던 IDF2017도 자연스럽게 취소됐다.
지난 1997년 처음 시작된 IDF는 인텔의 신제품을 소개하는 형태로 이뤄졌으며 봄과 가을을 나눠 두 번 열리다가 세계화 추세에 발맞춰 중국, 대만, 브라질, 독일, 네덜란드, 일본에서도 관련 행사가 진행됐다. 한국에서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2006년 IDF가 열린 바 있다.
인텔은 IDF 프로그램을 취소하면서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이른바 ‘성장의 선순환(Virtuous Cycle of Growth)’ 전략에서 개인용 컴퓨터(PC)라는 키워드가 사라지면서 IDF의 설자리가 좁아졌다는 점은 누구나 예상이 가능했다.
분야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반도체 시장에서 특정 기업이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행사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삼성전자가 그랬고 퀄컴이나 NXP(프리스케일)도 마찬가지다. 물론 시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가지고 있거나 소비자를 상대로 대대적인 이벤트가 필요한 경우에는 여전히 독자적인 행사를 선호한다.
하지만 인텔의 경우는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인텔은 반도체를 설계하는 반도체 전자설계자동화(Electronic Design Automation, EDA) 툴도 직접 만들어 쓰는데다가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클라우드, 드론,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5세대(5G) 이동통신,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 전 분야에 걸쳐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단순히 PC 시대가 저물고 ‘무어의 법칙’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세간의 시선으로 인해 IDF를 없앴다고 보기는 어렵다.
확실한 것은 저마다의 산업이 융합되고 있기 때문에 IDF라는 행사의 효율성이 예전만 못하다는 사실이다. 인텔은 확실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기업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독자적으로 전방산업에 진출한 상태는 아니다. 예컨대 어떤 제품에 인텔 제품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는 있어도, 이 제품 자체를 인텔이 생산하거나 판매하는 것은 아니다. 쉽게 말해 노트북이나 서버를 만들어 파는 기업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런 점에서 IDF는 그동안 ‘컴퓨팅’이라는 확실한 구심점이 존재했다. 하지만 이제는 산업의 커머디티화(제품의 일반화 또는 평준화, 동일화)가 일반적이고 서로 다른 이종 산업끼리의 결합이나 교집합이 자연스러운 흐름이 됐다.
지난 10년 동안 인텔이 인수합병(M&A)한 기업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IDF의 효율이 왜 떨어지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 인지컴퓨팅 업체 샤프란테크놀로지, 영상 기술 업체 리플레이테코놀로지스, 사물인터넷(IoT) 보안과 자율주행시스템 업체 요기테크, 노키아에서 분사한 지도 업체인 ‘히어’의 지분 확보만 보더라도 인텔이 IDF가 아닌 모터쇼에 나간다고 해서 이상한 일은 아니다.
이런 점에서 성장의 선순환 전략은 인텔이 만드는 제품을 당연히 써야 한다거나, 인텔이 아니면 이런 일을 할 수 없다거나, 무조건 정해놓은 길로 다녀야 한다고 강제하는 것이 아닌 모든 이해당사자와 요소가 궁극적인 목적에 가장 빨리 접근하자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인텔이 IDF 대신 새로운 연례행사를 기획할 것으로 보는 모양새다. 다만 각 분야에 적합한 소규모 형태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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