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인텔의 고성능 프로세서(코드명 하스웰)가 탑재된 크롬북이 연이어 출시될 예정이다.
인텔은 그간 크롬북용 아톰 프로세서를 공급해온 적이 있다. 그러나 코어 브랜드를 갖는 주력 제품에 구글 크롬 운영체제(OS)를 얹을 수 있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구글의 OS 생태계를 보다 강력하게 지원하겠다는 의미다. 마이크로소프트(MS)에게는 악재일 수 밖에 없다.
11일(현지시각) 인텔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인텔개발자회의(IDF) 2013에서 자사 하스웰 마이크로아키텍처 기반 프로세서를 탑재한 HP, 에이서, 에이수스, 도시바의 크롬북을 소개했다. 이들 제품은 조만간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관측된다.
더그 피셔 인텔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그룹 부사장은 “안드로이드, 크롬 OS에 인텔 아키텍처를 최적화하기 위해 구글 및 개발자 생태계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텔은 PC용 프로세서 시장에서 80%가 넘는 점유율을 가진 업체다. 인텔의 주력 칩에 크롬 OS를 얹을 수 있게 된 만큼 PC 완성품 업체들의 크롬북 출시 횟수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키보드가 달린 개인용 컴퓨팅 기기에서 MS의 윈도 OS 점유율은 독보적이었으나 인텔의 이 같은 정책 변화로 윈도 생태계 내에서의 균열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는 “인텔이 스마트폰 등 ‘콘텐츠 소비형’ 모바일 기기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자사가 강점을 가진 PC 생태계는 내주고, 모바일 쪽에서 구글의 도움을 받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며 “이미 MS와의 밀월 관계는 완전히 청산됐다”라고 말했다. 모바일 시장으로 진입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라는 설명이다.
인텔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용 생태계에 진입하기 위해 안드로이드 OS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지난 6월 인텔은 신규 아톰 프로세서 베이트레일-T를 공개하며 “윈도와 안드로이드 OS를 동시 지원하는 첫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그간 인텔은 윈도 혹은 안드로이드 OS에 특화된 아톰 프로세서를 개별적으로 출하해왔다. 예컨대 32나노 제조 공정이 적용된 아톰 클로버트레일은 윈도를, 클로버트레일+는 안드로이드 OS를 올릴 수 있도록 설계됐었다. 그러나 앞으로 나오는 제품은 두 OS를 모두 지원할 것으로 관측된다.
PC와는 달리 모바일 시장에서 인텔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지난해 인텔이 스마트폰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서 차지한 매출액 점유율은 0.2%였다. 이 시장 1위 업체인 퀄컴의 AP 점유율은 42.4%였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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