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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지방어와 수익악화 사이…이통사 동등결합 딜레마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안하자니 경쟁사에 가입자가 몰릴 것 같고, 잘되면 요금할인 부담이 커질 것 같고.

제도 시행 10년만에 빛을 보는 방송통신 동등결합 상품이 2017년 방송통신 시장을 강타할 전망이다.

통신사의 결합상품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케이블TV 사업자들은 동등결합을 통해 일정부분 해지방어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통신사들은 케이블TV를 통해 가입자를 늘릴 가능성이 있지만 반대로 할인해주지 않아도 될 가입자에게까지 할인혜택을 제공, 수익성이 나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방송통신 동등결합은 이동전화 상품이 없는 케이블TV등의 사업자가 SK텔레콤 등 이동통신사의 모바일 상품을 자사의 유선상품과 결합해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케이블TV 및 인터넷 가입자도 통신사의 IPTV 결합상품과 동등한 요금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동등결합은 2007년부터 시행됐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단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었다.

10년동안 실효성이 없었던 이유는 간단했다. 가입자 정보 유출에 차별적 할인율 적용, 통신사의 비협조적 태도에 케이블TV 등도 적극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케이블TV가 사활을 걸었던 동등할인이 무산되면서 동등결합이 급부상했다.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의무제공 사업자인 SK텔레콤의 태도도 전향적으로 바뀌었다. 1위 사업자가 나서자 2~3위 사업자들의 참전은 불가피했다.

이처럼 이동통신3사가 모두 참여하면서 동등결합에 대한 효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방송통신 동등결합이 통신시장의 점유율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등결합의 기본적 속성이 경쟁사 가입자를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자사 가입자의 해지방어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통신사만 동등결합 상품을 제공할 경우 가입자 이탈 우려가 있다. 그래서 당초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KT와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과 케이블TV간 협정 체결 이후 곧바로 참여했다.

이통사 입장에서는 오히려 그동안 할인해주지 않았던 가입자들에게도 할인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나빠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신규 가입자 유치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동등결합은 결합력을 높여 가입자가 움직이지 않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경쟁사만 제공할 경우 우리 가입자를 빼앗길 우려가 있기 때문에 빠질 수가 없다"며 "동등결합에 따른 할인 때문에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지만 아예 가입자를 빼앗기는 것보다는 낫다"고 덧붙였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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