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창조경제혁신센터 펀드조성 및 집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안정상 수석전문위원이 최근 발간한 정책현안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조성한 1조7000억원(정부 발표 기준)의 펀드 중 실제 조성된 금액은 1조40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성된 펀드 중 집행된 것은 채 30%도 되지 않았다.
지난 2014년 3월 26일 대전을 시작으로 대기업이 각 센터를 전담하는 구조의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출범했다. 지난해 인천센터를 마지막으로 전국의 17곳의 센터가 진용을 갖췄다. 정부는 센터 개소식을 열면서 스타트업, 창조기업, 벤처기업, 중소기업 육성·지원을 위해 각 센터별로 구체적인 펀드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투자펀드 조성은 전체 목표액이 8316억원이었지만 실제 조성된 금액은 7614.3억원으로 91.6%, 융자펀드는 목표액이 5810억원이었지만 5650억원이 조성됐다. 또한 보증펀드는 전체 목표액이 4920억원이었지만 실제 조성된 금액은 87.3%인 4120억원에 그쳤다. 모두 목표액에 미달한 것이다.
실제 집행내용은 더 비참하다.
안정상 수석위원이 입수한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의 창조경제혁신센터 주간운영현황에 따르면 전체 조성된 펀드 중 실제로 운용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투자펀드 27.4%, 융자펀드 21.2%, 보증펀드 19.5%에 불과했다.
구체적으로 인천센터의 경우 당초 투자펀드 목표액이 650억원이었지만 실제 조성된 금액은 255억원(조성률 39.2%)에 불과했고, 전북센터 역시 투자펀드 목표액이 405억원이었으나 실제 조성된 금액은 305억원(75.3%)에 머물렀다. 특히, 부산센터의 경우 보증펀드로 1000억원을 조성하기로 했지만 실적은 전무했다. 대전센터는 융자펀드 150억원을 조성했지만 집행은 0원이고 세종센터와 서울센터도 투자펀드를 각각 330억원, 22억원을 조성했지만 역시 전혀 집행이 이뤄지지 않았다.
펀드 집행률이 10%미만인 센터도 적지 않았다. 투자펀드 부문에서 전남센터의 경우는 집행률이 2.7%였고, 융자펀드 부문에서는 전남센터가 0.22%. 울산센터는 2.2%, 제주센터 3.1%, 인천센터 4.1%, 충남센터는 6%에 불과했다. 또한 보증펀드 부문에서는 전남센터의 펀드 집행률은 0.6%였다.
또한 정부는 1조7384억원의 펀드를 조성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센터를 통해 조성된 것은 1조4165여억원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총 펀드 조성액 중 3219억원은 센터가 출범하기 전에 이미 조성돼 있던 것으로 이를 각 센터로 배정시켰다는 설명이다.
실제 제주센터의 경우 2015년 6월 개소했는데 1992년에 조성돼 운용되어온 ‘제주도 중소기업 지원기금’ 300억원(융자펀드), 2012년 5월에 조성된 ‘케이큐브 벤처투자 조합 펀드’ 116억원(투자펀드), 2013년 6월에 조성된 ‘카카오청년 창업펀드’ 300억원(투자펀드), 2014년 7월에 조성된 ‘다음청년투자조합펀드’ 253억원(투자펀드), 2015년 4월에 조성된 ‘아모레퍼시픽중소기업상생펀드’ 300억원(융자펀드)이 포함됐다.
대전센터의 경우는 2014년 3월26일에 문을 열었는데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6월에 조성된 ‘SKT동반성장펀드’ 150억원(융자펀드)이 포함되어 있다. 이밖에 충북센터, 울산센터, 인천센터 등도 센터 출범 이전에 조성된 상당수의 펀드가 포함됐다.
이와 함께 투자받기가 부담스러운 대출형 펀드 비중이 높은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총 1조7384억3천만원 중 투자펀드 조성액은 7614억3천만원(43.8%)인 반면, 대출형(융자, 보증)펀드 조성액은 9770억원(56.2%) 였다.
안 수석위원은 "그동안 정부가 엄청난 펀드조성으로 창조기업, 벤처중소기업들을 지원했다고 홍보해 왔던 것이 얼마나 엉터리였는지를 한 눈에 알 수 있다"며 "정부는 운용사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투자 위험을 감수하고 적극 집행해 스타트업들이 펀드를 통해 육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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