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대선 1년여를 앞두고 정보기술, 과학기술 정부조직개편 신호탄이 올라갔다.
박근혜 정부 들어 탄생한 미래창조과학부의 수장이 공식적으로 정부조직개편에 대한 철학을 가감 없이 공개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나타나던 정보기술과 과학기술 분야의 정부조직의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조직개편에 대한 질문에 정보통신부, 과학기술부 부활에 대한 질문에 “효과면이나 효율면에서 부족하다”고 말했다. 민감한 질문에 대해 에둘러 표현하던 평상시의 화법과는 다르게 명확하게 반대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미래부 존재가치는 창조경제?=6일 기자간담회 배경에 대해 최 장관은 “국회 상임위가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전에 언론과 이야기 하는 게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는 이례적으로 간담회 하루전인 5일, 그것도 오후 늦게 공지가 이뤄졌다. 공교롭게도 안철수 국민의 당 전 대표가 창조경제혁신센터에 대해 “국가 공인 동물원을 만들어준 것”이라고 비판한 이후다. 실제 최 장관은 창조경제와 관련된 질문에는 많은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특히, 안 전대표의 ‘동물원’ 평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숫자와 성과를 들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어 이어진 정부조직 개편에 대한 질문에는 기본적으로 현재의 미래부와 같은 조직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았다.
최 장관은 “정통부와 과기부를 합치고 몇개의 기능을 얹어 창조경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실행하는 막강한 임무를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창조경제혁신센터가 국가 공인 동물원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해야 할 미래부 장관이 현재의 조직을 부정할 수는 없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하지만 최양희 장관의 현재 위치와 역할은 차치하더라도 국가 비전을 제시해야 할 전담부처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일부에서 정통부와 과기부를 부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일단 두 영역 모두 하나만으로는 부처를 구성하기 어려운 크기다. 게다가 과거 초고속인터넷, CDMA, 와이브로 등 정부가 표준과 산업화를 주도하던 시절은 이미 지나갔다. 진흥보다는 합리적인 규제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오히려 현재의 미래부 조직에 교육이나 콘텐츠, 방송기능을 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특히 방송의 경우 공적 영역에서의 합의제 위원회는 필요하지만 최소한의 기능만 남기고 나머지는 독임제 부처로 이관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성철 고려대 교수는 “700MHz 주파수나 SKT,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등 엇박자가 나는 부분이 있었고 지상파와 종편, 유료방송 담당 부처를 나누는 것 자체도 작위적”이라며 “방송산업은 한쪽으로 합치는 것이 맞는데 진흥 측면은 부처로 옮기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미래 혁신을 다루는 정부조직은 필요하며 정통부나 과기부의 모습은 아닌 것 같다”며 “현재의 모습에 방송과 콘텐츠, 인력양성 등의 기능을 더하고 정부정책 방향을 코디내이션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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