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알뜰폰 시장 점유율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지만 외견만 성장할 뿐 정작 사업자들은 성장은커녕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입자는 늘어나고 있지만 대부분이 음성 중심의 저렴한 요금제에 가입하다보니 매출에 걸맞지 않은 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이익이 나지 않다보니 투자는 '언감생심'이다. 서비스 매출 증대를 위해 LTE 시장에 뛰어들려고 해도 단말기 및 마케팅 비용의 증가로 한동안 적자를 감내해야 한다.
미래창조과학부가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알뜰폰 사업자의 전체 매출액은 2013년 2394억원, 2014년 4555억원, 지난해 6731억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올해 7월 기준으로 가입자는 약 645만명으로 전체 이동통신 시장에서 10.88%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하지만 가입자 증가, 매출 증대에도 불구 여전히 적자구조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2013년 908억원, 2014년 965억원, 올해에는 51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알뜰폰 업계는 수익성을 개선하려면 가입자당매출(ARPU)이 높은 LTE에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가입자 82만으로 알뜰폰 업계 1위인 CJ헬로비전은 LTE에 집중하면서 수익개선을 이룬 대표적 사례다. CJ헬로비전의 경우 LTE 상품 비중이 45%에 달한다. 지난해 CJ헬로비전은 매출 2085억원, 42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거두었다.
반면, 가입자 80만으로 업계 2위인 SK텔링크의 경우 가입자 규모는 비슷한데 매출은 1300억원이고 영업이익은 2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SK텔링크의 LTE 가입자 비중은 2.2%에 불과하다. 요금수준이 낮다보니 매출도 적을 수 밖에 없다.
KT 자회사인 M모바일, LG유플러스 자회사 미디어로그도 지난해 각각 375억원, 16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들은 음성중심의 3G보다 LTE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LTE 상품을 판매한다고 곧바로 수익성이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3G와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 가입자군을 확보해야 한다. 그 기간까지는 적자를 감내해야 한다. 단말기 조달비용이 올라가고 마케팅비용을 쓰지 않으면 가입자 유치가 쉽지 않기 때에 비용이 필연적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CJ헬로비전이 드디어 지난해 흑자를 실현했지만 여전히 누적적자가 800억원에 달한다. CJ헬로비전처럼 LTE 비중이 높으면서 흑자를 기록하려면 수년간의 적자는 감내해야 한다.
한 알뜰폰 관계자는 "시장을 키우고 장기적으로 수익을 늘리려면 LTE로 갈 수 밖에 없지만 가입자 유치비용을 늘릴 경우 오히려 수익성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알뜰폰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양적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점유율 10%가 넘어서며 양적성장은 한계점에 도달했다.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은 음성 중심의 저가 요금제로 수익을 거두고 있지만 시장이 음성에서 데이터로 옮겨가고 있다. 전파사용료 감면 등 정부의 지원이 끊기면 사업자체가 어려울 수도 있다.
이제는 알뜰폰 사업자들도 LTE를 준비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먼저 씨앗을 뿌리고 힘들게 농사를 지은 CJ헬로비전은 결실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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