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SK텔레콤이 2016년 2분기도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부진이 이어진다. 반등 기회 마련은 쉽지 않다. 주변 상황도 우호적이지 않다.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할지 시험대에 올랐다.
28일 SK텔레콤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별도기준 지난 2분기 3조920억원의 매출액과 478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기대비와 전년동기대비 각각 0.20%와 1.6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와 전년동기대비 각각 11.25%와 20.73% 급증했다.
◆영업익 급증, 작년 2분기 1회성 비용 착시=외견상 실적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작년 2분기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은 명예퇴직 등 1회성 비용이 반영된 결과다. 당시 SK텔레콤은 1회성 비용을 제하면 52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04% 하락했다.
SK텔레콤의 어려움은 무선 즉 롱텀에볼루션(LTE)에 기반한 성장이 한계에 부닥쳤기 때문이다. LTE 이외 먹거리가 없다. 사물인터넷(IoT) 등 플랫폼 사업이 기대만큼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SK텔레콤의 매출액과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은 각각 작년 2분기와 3분기를 정점으로 내리막이다.
2분기 SK텔레콤의 청구기준 ARPU는 3만6205원이다. 전기대비 209원, 전년동기대비 396원 떨어졌다. 같은 기간 LTE 가입자는 2002만8000명이다. 전기대비 2.6%, 전년동기대비 11.7% 늘었다. 전체 가입자 중 LTE 비중은 68.7%로 전기대비 1.2%포인트, 전년동기대비 5.4%포인트 많다. LTE 가입자를 확대해도 돈이 되지 않는 이유는 단말기유통법 시행에 따른 요금할인과 가입비 폐지 영향이다. 세컨드디바이스로 이를 만회하려는 전략은 아직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SK텔레콤의 2분기 전체 가입자는 2915만명. 전기대비 0.8%, 전년동기대비 3.0% 상승에 그쳤다. 그나마 해지율이 2015년 2분기 이후 1%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이 위안이다.
◆단통법발, 실적 부정적 영향 ‘심화’=마케팅비는 전체 매출액의 23%대를 유지하고 있다. 2분기 쓴 마케팅비는 7210억원. 전년동기대비 2.5% 덜 썼지만 전기대비는 0.6% 더 썼다. SK텔레콤은 경쟁사와 달리 휴대폰 유통을 관계사 SK네트웍스가 담당한다. 단말기유통법에 따른 회계변경 효과를 볼 수 없다. 마케팅비가 더 이상 내려가기 힘든 셈이다. 상반기 SK텔레콤의 투자액은 3120억원이다. 작년 상반기 집행액에 절반도 미치지 못한다. 올해 투자 예정액은 2조1000억원이다. 이를 지키려면 하반기에만 1조7000억원 이상을 투입해야한다. 비용절감을 통한 실적방어도 한계에 봉착했다는 뜻이다.
야심차게 추진했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도 실패했다. 작년 11월 시작한 M&A 시도는 이날 미래창조과학부의 심사 종결로 끝이 났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불허 근거를 감안하면 향후 국내에서 M&A로 돌파구를 마련하긴 어려워 보인다. 1위 사업자라는 위치는 이제 명예가 아니라 족쇄다.
한편 SK텔레콤은 2분기 실적에 대해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 황근주 전략기획부문장은 “'T맵' 등 SK텔레콤 상품·서비스 ‘전면적 개방’ 결정은 플랫폼 사업자로의 본격 전환을 위한 것”이라며 “SK텔레콤은 이와 같은 상품·서비스를 단순 가입자 모집 수단이 아닌 고객 생활에 가치를 부여하는 ‘생활 플랫폼’의 핵심 자산으로 만들어 고객 주주 기업 가치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