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구글’은 전세계 직장인들에게 이른바 ‘꿈의 직장’으로 통한다. 자유로운 근무환경이나 공짜 음식 제공, 무료 세탁소 등과 같은 복지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이 때문인지 구글은 최근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선정하는 ‘전세계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서 5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이에 따르면, 전세계 약 5만6000명 이상 구글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는 무려 96%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구글러(구글 직원을 지칭하는 용어)’들이 단순히 회사가 제공하는 복지 환경 등에만 만족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구글러들에게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생겨나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기자는 최근 컨퍼런스 참석차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위치한 구글 본사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역시 듣던대로 였다. 구글 본사는 마치 거대한 대학 캠퍼스와 같이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따사로운 햇볕 아래 선탠을 즐기는 직원부터 애완견을 끌고 산책을 하는 직원까지 여유로운 모습이 무척이나 자연스러웠다. 코트에서 배구를 즐기는 직원들도 있었다. 여기에 150미터마다 있다는 소규모 푸드 라운지(마이크로키친)나 푸드카는 신기하기까지 했다.
정말 구글 혁신의 비결은 뭘까. 실제로 엄청난 복지를 눈으로 확인했지만, 역설적으로 그것이 구글 혁신의 비결을 전부 설명할수는 없다는 생각이 더욱 짙게 들었다.
복지 수준을 높여 직원들이 일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하면 엄청난 결과를 내는 것, 정말 그것이 비결이 전부라면, 현금을 수십조원씩 쌓아놓고도 차세대 성장산업을 찾지 못해 면세점 사업이나 뒤지고 있는 국내 대기업들이 더 이상 고민할 일은 없을 것이다.
비결은 구글 자신에게 있었다. 구글러들이 가장 핵심으로 꼽는 구글의 가치는 바로 소통을 통한 개방성, 그리고 투명성에 있었다.
단적인 예가 매주 목요일마다 본사 찰리스 플레이스 카페에서 열리는 TGIF(Thanks Google It's Friday)’다.
초창기에는 금요일마다 열렸지만, 직원 휴가 등을 고려해 목요일로 바뀌었다. TGIF는 구글의 임원들이 전직원들 대상으로 자사의 비전을 공유하고, 직원들은 임원들에게 어떠한 것이든 질문하고 답변을 받을 수 있는 자리다.
임직원들이 서로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공유하고, 조직 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문화는 지난 17년 간 구글 혁신의 밑바탕이 되고 있다. 다소 우스꽝스러워보일지도 모르는 아이디어를 공유한 이후에는 긍정적 피드백을 덧붙이며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나간다.
구글의 혁신 및 창의성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프레데렉 G 페르트 총괄은 “물론 모든 사람이 처음부터 다른 사람과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며 “때문에 뉴글러(구글 신입사원을 지칭)들의 교육 프로그램에는 반드시 이러한 훈련을 통해 익숙해지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겉으로 드러나는 구글의 복지는 분명 직장인들에게 구글을 선망의 대상으로 여기게 한다. 하지만 실제 구글 직원들은 화려한 복지보다는 투명한 소통의 장이 항상 제공되는 것에 더 큰 행복을 느끼는 듯 했다.
국내 기업들은 항상 직원들에 제공하는 복지를 회사가 직원에게 해 줄 수 있는 ‘선심’이자 모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회사에서 주는 물질적인 혜택은 물론이고, 일을 즐길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마련해주는 것에서 무서운 혁신을 이끌어내는 구글의 문화를 우리 나라 기업들은 바로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구글 복지 뒤에 숨겨진 소통과 개방성의 가치, 우리 기업들도 무엇인지 알지만 정작 실천하기는 너무나 어려운 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