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SK브로드밴드가 CJ헬로비전 합병을 전제로 대규모 콘텐츠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SK브로드밴드는 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합병 이후 1년간 총 3200억원의 콘텐츠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1800억원은 재투자하고 향후 5년간 총 5000억원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3200억원은 드라마 40~50편을 만들 수 있는 규모다. 콘텐츠 업계는 SK브로드밴드의 대규모 투자에 환영했다. 하지만 투자는 CJ헬로비전 합병이 전제다. 가입자 기반의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지 않을 경우 투자규모가 축소되고 집행시기도 늦어질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다음은 이인찬 SK브로브댄드 대표와 윤석암 미디어 부문장과의 일문일답.
Q. 3200억원이면 콘텐츠 시장에서 어느정도 규모이며 실제 조달 가능성은 어떤가.
A 이인찬 : 미래부나 문화부가 조성하는 콘텐츠 관련 펀드가 3000억원이 되지 않는다. 드라마 한편을 4~5억원으로 보면 40~50편을 제작할 수 있는 수준이다.
윤석암 : 1년에 약 100개 정도의 드라마 타이틀이 만들어지는데 절반 가량을 제작할 수 있는 금액이다.
이승호 KTB 네트워크 상무 : 1년에 벤처에 투자되는 금액이 2조원 가량인데 이 중 콘텐츠가 20~25% 수준이다. 모든 벤처캐피탈이 투자하는 것이 4000억원 내외이다. 5년간 5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것은 콘텐츠 산업에 급격하게 많은 자금이 들어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Q 인수합병과 상관없이 투자하는 것은 어려운 것인가.
A 이인찬 : 투자효율성은 규모의 경제에 따라 달라진다. 가입자 기반이 많으면 투자를 통한 수익도 좋아질 수 밖에 없다. 플랫폼 사이즈가 기반이 될 수 밖에 없다.
Q 어떤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할 계획인가. 고용창출 등에 대한 기대효과는.
A 이인찬 : ICT를 포괄하게 될 것이다. 빅데이터나 VR 등의 경우 콘텐츠 범주에 들어간다. 고용창출 등 투자에 대한 효과는 구체적인 투자내역이 나오면서 계산이 될 것으로 본다.
Q 합병법인의 경우 미디어 기업으로서 어떻게 정체성을 가져갈 것인가.
A 이인찬 : 합병법인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가 많이 바뀔 것이다. CI BI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 사업의 내역과 비전을 잘표현할 수 있는 것을 찾고 있다.
Q 합병이 불발되면 투자계획도 철회되나.
A 이인찬 : 승인이 안된다면 투자가 상당히 지연되거나 축소가 될 수 밖에 없다.
Q 유료방송이 거대화되면 지상파 가치는 황폐화되는 것 아닌가.
A 이인찬 : 유료방송 거대화에는 동의할 수 없다. 현재 방송산업 생태계와 경쟁구도로는 진보가 어렵다. 플랫폼 사업자가 파편화돼 경쟁하다보니 새로운 밸류체인에서 가치창출이 어렵다. 가입자 기반의 새로운 콘텐츠 투자, 다양한 시청경험 개발할 생각이다. 다른 플랫폼 사업자에게 경쟁압력으로 작용하고 경쟁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Q 콘텐츠 제값받기 계획은.
A 윤석암 : 지상파도 어렵고 PP들도, 제작사도 힘들다. 방송 매출이 지나치게 광고에 집중돼 있다. 수신료를 적게내는 시청자는 부담이 없겠지만 사업자 입장에서는 고역이다. 공공재적 성격이 있어 가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지만 지나치게 저가로 유통되고 있는 것은 문제다. 사용자가 만족하면서도 지불의향을 높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Q 오리지널 콘텐츠는 타사에 공급하지 않나.
A 이인찬 : 근본적으로 저작권은 제작사에 귀속된다. 우리는 VOD에 대한 저작권을 요구할 수 있는데 사실 많은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플랫폼 차별화 차원에서 몇몇 작품은 사전에 제작사와 기획하고 많이 투자해 우리 고객에게만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수도 있다. 다른 경쟁사 플랫폼과 연대한 유통도 충분히 가능하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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