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아태지역 대표하는 시범적용지역 삼아 공격적 마케팅, 색다른 시도 벌일 것”
[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EMC 인수절차를 밟고 있는 델이 소프트웨어 사업조직을 최근 개편했다.
이전까지 지역 중심으로 운영돼 오던 것을 사업부 중심체제로 변경했다. 지난 10월 이뤄진 개편에 따라 델소프트웨어는 시스템·정보관리사업부(SIM)와 보안사업부가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델 보안사업은 커티스 허치슨(Curtis Hutcheson) 부사장 겸 제너럴매니저가 총괄한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아시아태평양·일본지역 내 동남아시아 및 한국(SA&K)지역으로 묶여 관리됐던 델소프트웨어코리아도 별도의 보고체계를 가진 사업조직으로 나뉘어 구성, 운영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웅세 이사가 보안사업을 맡아, 아태·일본지역 델 소프트웨어그룹 보안사업부를 총괄하는 전한승(Han Chon) 사장에게 직접 보고한다. 오진욱 델소프트웨어코리아 지사장은 SIM사업부 소속이다.
이같은 재편은 사업부 매각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해석이 업계에서 나온다. 델이 막대한 EMC 인수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델소프트웨어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설이 업계에 파다하다.
그럼에도 델소프트웨어 보안사업부는 독립조직 운영체제를 꾸린 후 보안사업을 집중 강화하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4일 방한한 전한승 사장은 기자와 만나 “사업부 분리는 보안사업을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사업영역으로 보고 공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실제로 델소프트웨어 아태지역의 경우 보안사업은 지난 2년 연속 성장을 거뒀으며, 올해에도 지난 3분기 연속 두 자리 수의 성장률을 보이며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 사장은 “한국 시장에서 델 보안사업 인지도가 낮고 아태지역에서도 실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며 “한국 시장 (매출) 비중을 늘리는 것 외에도 한국을 아태지역 시장을 대표하는 ‘테스트 그라운드’로 보고 다양한 시도를 벌이겠다. 고객들에게 보안 솔루션에 대한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을 해나가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델소프트웨어는 아태지역에서도 인프라가 가장 잘 발전돼 있고 성장잠재력이 있는 한국 시장을 보안 신기술 시범적용 지역으로 삼아 빠른 성장을 견인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 시장의 성장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로 전 사장은 “한국의 선진 인프라가 매력적일 뿐만 아니라 보안 솔루션에 대한 고객의 요구수준이 높다”면서 “한국의 시장 환경과 인프라 등을 고려, 한국 조직과 파트너와 함께 색다르면서도 새로운 보안사업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안사업 총괄로서 전 사장이 한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틀 동안의 짧은 일정이지만 한국조직 담당자들과 올해 새롭게 총판을 담당하게 된 에스비씨케이(SBCK)와 사업 전략을 논의하고 고객들도 만났다.
델소프트웨어코리아는 지난 2013년 2월 공식 출범한 이후 지난해 차세대 보안전략으로 ‘커넥티드 시큐리티(Connected Security)’를 제시하면서 국내에서 보안사업을 본격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커넥티드 시큐리티’ 전략은 내·외부 위협으로부터 기업의 중요자산인 데이터, 애플리케이션, 인프라를 안전하게 보호해 비즈니스를 뒷받침하기 위한 보안 전략이다. 기업 내 모든 정보자산을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보안 솔루션들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전반적인 보안수준을 강화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그 구현 방안으로는 ▲PC나 태블릿, 서버, 스토리지 등 모든 IT인프라와 솔루션에 보안 기능을 내재화하고 ▲외부의 침입을 조기에 감지·차단하며 ▲계정 및 접근 보안 솔루션으로 접속권한을 관리해 중요 정보를 보호하고 ▲위험에 대한 격리조치를 취한다는 점을 제시했다.
국내에서 델소프트웨어는 기존에 강점을 가진 계정·접근권한관리(IAM) 솔루션 제품군에 더해 소닉월 차세대방화벽을 비롯해 시큐어 모바일 액세스(SSL VPN), 이메일 보안 주축의 네트워크 보안 사업을 양대 축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전 사장은 “그동안 IAM 제품군은 대규모 기업과 공공기관, 금융사 등 엔터프라이즈 고객 기반을 구축했으며, 네트워크 보안은 중소기업(SMB) 중심으로 사업을 벌여왔다”면서 “두 사업부문이 시너지를 내 네트워크 보안은 엔터프라이즈 시장으로, IAM은 SMB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며 성장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 사장은 “네트워크 보안, IAM뿐만 아니라 델 서비스사업부의 ‘시큐어웍스’ 보안관제서비스, 엔드유저컴퓨팅사업부의 데이터 암호화 솔루션과 연계·통합해 보안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며 “그동안 미국 시장에서만 적용했던 고성능 ‘방화벽 샌드위치’ 구축모델이나 가입자형 서비스와 같은 새로운 방식의 판매모델을 발굴해 가장 먼저 한국 시장에 적용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델소프트웨어는 양대 사업부 중심으로 내부조직 운영체제 개편했지만 채널파트너 정책은 이전과 동일하게 운영하고 있다.
한편, 델소프트웨어가 현재 가장 주력하고 있는 소닉월 차세대방화벽은 국내에서 KT 매니지드서비스 제품으로 지난 2월부터 공급되고 있으며 코마스, SBCK와 총판계약을 체결하면서 올 하반기부터 본격 판매·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델소프트웨어는 내년 샌드박싱 기술을 접목한 지능형지속위협(APT) 대응 신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유지 기자>yj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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