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영원한 동지도 적도 없다’ 게임업계 1세대 인사 중 대표적 절친으로 알려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김정주 엔엑스씨(넥슨 지주사) 대표의 최근 관계를 보면 이 말이 적합할 듯 하다.
양사 간 경영권 분쟁의 전례를 들어 업계에선 지난 17일 진행된 엔씨소프트(엔씨)와 넷마블게임즈(넷마블) 간 사업 제휴를 냉정한 시각으로 보기도 한다. 양사 제휴가 당장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묘수로 작용하겠지만 넷마블이 입장을 달리할 경우 엔씨 입장에서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로선 가능성에 불과한 시나리오이지만 한번은 짚어볼 필요가 있는 얘기다.
◆엔씨-넷마블 제휴, 당장은 ‘윈윈’=최근 엔씨는 넷마블이 발행하는 주식 2만9214주(지분 9.8%)를 3802억원에 인수하고 넷마블에 자기주식 195만주를 3911억원에 매각했다. 김택진 대표는 지분 9.98%에 우호지분(넷마블 보유분) 8.9%를 더해 총 18.88%의 의결권을 확보하게 됐다.
엔씨 입장에선 이번 자사주 매각을 넥슨의 경영 참여를 방어할 수 있는 ‘신의 한수’로 볼 수 있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은 사업 제휴식을 통해 엔씨 주주로서 김택진 대표의 우호세력임을 분명히 했다.
넷마블 입장에서도 이번 제휴가 묘수로 작용했다. 사실상 100억원 가량을 더 투자해 엔씨 지분 8.9%를 확보한 셈이 됐기 때문이다. 양사 제휴에 있어 경영권 방어에 급했던 엔씨보다 넷마블이 이득을 봤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자충수’ 되지 않으려면 협업 성공해야=넷마블이 확보한 엔씨 지분 8.9%는 김택진 대표 지분 9.88%와도 큰 차이가 없다. 방 의장은 사업 제휴식에서 우호 세력임을 분명히 했지만 넷마블이 개인회사가 아닌 이상 현 경영진의 성과에 따라 입장을 달리할 수도 있다는 조건도 달았다.
넥슨이 엔씨소프트 경영에 참여 의사를 밝히게 된 주된 이유로 일본 내 주주들의 압박이 거론되는 만큼 넷마블 주요 주주인 CJ E&M과 텐센트의 입장 변화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부분에선 넷마블의 실적과 협업 성공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넷마블은 엔씨와 조만간 협업을 논의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내부에 개발사들이 많다. 어떤 개발사가 어떻게 엔씨소프트의 IP를 활용할지 논의가 필요하다”며 “바로 준비해서 엔씨와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엔씨는 업계 일각에서 제기된 넷마블의 입장 변화 가능성에 대해 “넥슨 거래와 달리 (넷마블과는) 제휴서 안에 명확하게 할 일을 정해 내용을 담았고 지분도 왔다갔다했다”며 “양사가 잘 돼야 한다. 앞으로 성과로 보여줘야 할 부분”이라고 답했다.
◆엔씨, 넷마블과는 잘 섞일까=엔씨는 넥슨과 경영권 분쟁을 겪기 전 개발 협업을 추진했으나 실패했다. 업계는 이에 대한 이유로 두 회사의 이질적인 기업 문화를 꼽고 있다. 그렇다면 엔씨가 우군으로 끌어들인 넷마블과는 잘 섞일 수 있을까.
24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와 넷마블 간의 제휴에 긍정과 우려의 시선이 동시에 감지된다. 다만 넥슨의 전례 때문인지 긍정보다는 우려에 가까운 반응이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선 엔씨와 넷마블의 경우 서로 잘 하는 분야가 온라인과 모바일로 확연히 나뉘므로 협업의 영역을 잘 설정한다면 부딪힐 일이 적다고 보는 시각과 함께 오히려 이 부분이 넥슨-엔씨 이상의 불협화음을 불러올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때문에 업계는 양사 협업에서 김택진 대표와 방준혁 의장의 의지가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봤다.
김정주 대표의 경우 전문경영인 체제로 넥슨을 운영하면서 게임 이외 영역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에 반해 김택진 대표와 방 의장은 게임 사업에만 매진해왔고 개발 프로젝트도 직접 챙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런 점에서 두 회사가 잘 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사 협업이 쉽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 뒤 “김 대표와 방 의장이 사업 추진력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얻고 있고 두 사람의 강력한 카리스마를 중심으로 양사가 뭉칠 수 있다는 점에선 긍정적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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