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씨 이사회, 내년 3월 임기 대거 만료
- 업계 “넥슨이 당연한 요구했다” vs “엔씨 개발문화 망가지는 것 우려”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넥슨(대표 오웬 마호니)이 지난 6일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에 보낸 주주제안서를 공개했다. 제안된 내용을 따져보면 당장 엔씨소프트 경영권에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넥슨이 김택진 대표 연임에 찬성 입장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이사진의 임기가 대거 끝나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주총)에서 경영권 다툼이 분수령을 맞게 될 전망이다.
넥슨은 주주제안을 통해 오는 3월 정기 주총일에 김택진 대표를 재선임하는 것을 제외하고 이사회 변동이 있을 시 넥슨이 후임 이사를 추천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넥슨이 엔씨소프트 이사회에 ‘자기편’을 심겠다고 의지를 공식화한 것이다.
다만 김 대표 연임에 대해선 “김택진 대표에 대한 신뢰는 변함이 없다. 재선임에 참성한다”며 넥슨도 공식 입장을 밝히고 있다.
현재 엔씨소프트 이사회를 보면 김택진 대표가 오는 3월로 임기가 만료된다. 이희상 게임사업총괄은 2017년 3월까지가 임기다.
그러나 나머지 5명 이사는 내년 3월에 임기가 만료된다. 내년 정기 주총까지 양사 간 대타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사회의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동안 엔씨소프트 측이 “넥슨이 이사회 자리를 요구해왔다”고 밝힌 것에 넥슨은 “그런 일이 없다”고 맞대응해왔으나 이번 일로 엔씨소프트의 주장에 무게가 쏠리게 됐다.
드러난 상황만 놓고 보면 양사의 물밑협상이 제대로 진척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넥슨이 이사회 자리를 공개적으로 요구할 만큼 협상에 만족하지 못했고 엔씨소프트에 강한 압박을 넣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넥슨의 주주제안은 최대주주로서 요구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정식 주주제안이 아니다. 넥슨은 10일까지 회신을 요구했다. 넥슨은 “서면 회신을 받지 못할 경우 요청사항을 거절한 것으로 이해하고 필요한 절차를 밟아나갈 것”이라며 정식 주주제안을 통한 최후통첩을 예고했다.
업계에선 이번 넥슨의 행보에 대해 ‘최대주주의 당연한 권리’라는 반응과 함께 ‘기업문화의 다양성이 줄어드는 것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IR쪽에선 냉정하게 보면 넥슨이 당연한 요구를 했다고 얘기한다”며 “그러나 개발자 쪽에선 엔씨의 문화가 망가질 것에 대해 우려감을 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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