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에서 좀처럼 점유율을 높이지 못하고 있는 엔비디아가 강점을 갖진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술로 승부수를 띄웠다. 5일(현지시각) 엔비디아는 ‘2014 인터내셔널 CES’ 개막에 앞서 미국 라스베이거스 코스모폴리탄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형 모바일 AP ‘테그라 K1’을 공개했다.
테그라 K1은 GPU 성능을 극대화한 시스템온칩(SoC) 형태의 제품이다. 엔비디아는 테그라 K1에 GPU 코어 192개를 심었다. 기존 테그라4의 GPU 코어 개수는 72개였으니 3배 가까이 그 수가 늘어난 것이다. 테그라 K1에 탑재된 GPU는 케플러 아키텍처 기반이다. PC용 고성능 그래픽카드인 지포스 GTX 780 Ti의 GPU 아키텍처도 케플러다. 즉 고사양 PC와 동등한 GPU 환경이라는 것이 엔비디아 측의 설명이다.
해당 GPU는 엔비디아의 독자 병렬 프로그래밍 언어인 쿠다(CUDA)를 비롯 다이렉트X 11, 오픈GL 4.4, 테셀레이션을 모두 지원한다. 이 덕에 PC와 콘솔용으로 개발된 게임을 모바일 기기로 쉽게 이식할 수 있다.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게임 엔진인 언리얼 엔진4도 실행 가능하다. 엔비디아 측이 밝힌 테그라 K1의 부동소수점 연산 능력은 365GFLOPS(기가플롭스, 1기가플롭스는 초당 10억회 연산)로 구버전 콘솔 게임기인 X박스360(240GFLOPS)과 플레이스테이션3(192GFLOPS)보다 높다.
엔비디아는 GFX벤치 3.0 GL로 테스트를 돌려본 결과 자사 테그라 K1의 GPU가 퀄컴 스냅드래곤 800(아드레노 330) 및 애플의 A7(이매지네이션 파워VR G6430) 대비 전력 효율성이 1.5배 높았다고 강조했다. GFX벤치 3.0의 게임 프레임율 테스트에선 테그라 K1이 애플 A7 대비 약 2.6배 높은 성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 소모량의 경우 5W라고 밝히긴 했으나 이와 관련된 기준은 따로 공표되지 않았다.
이날 회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테그라 K1 기반 시스템을 통해 실사와 같은 고품질 그래픽 성능을 시연해보이기도 했다. 그는 “엔비디아의 GPU 기술이 모바일에 접목된다”라며 “테그라 K1은 개발자들이 기기에 관계 없이 차세대 게임 및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플랫폼 격차를 좁혀줄 것”이라고 말했다.
192개의 케플러 GPU를 탑재하는 테그라 K1은 32비트와 64비트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된다. 32비트 버전은 최대 2.3GHz로 작동하는 ARM 코어텍스 A15(리비전 3) CPU 코어 4개와 1개의 전력절감 코어가 내장됐다. 이 제품은 올 상반기 출시된다. 64비트 버전(코드명 덴버, 듀얼코어)은 ARMv8 기반으로 캐시 크기를 늘리는 등 엔비디아가 직접 코어 설계 구조를 뜯어고쳐 성능 및 효율 향상을 노린다. 최대 2.5GHz로 작동하며 올 하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테그라 K1은 28나노 공정으로 생산된다.
엔비디아는 통신통합 AP 부재로 점유율이 계속 줄고 있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스마트폰용 AP 시장에서 2011년 2% 점유율(수량 기준)로 반짝 상승세를 타는 것 처럼 보였지만 2012년 1.3%, 지난해 3분기 0.7%까지 입지가 좁아졌다. 엔비디아는 올해 롱텀에볼루션(LTE) 통신 통합 AP인 테그라4i와 이날 발표한 테그라 K1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테그라 K1의 경우 차량용으로도 개발, 이번 CES에서 첫 공개된다. 아우디, BMW, 테슬라, 폭스바겐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엔비디아의 테그라 시리즈를 탑재한 바 있다.
<라스베이거스(미국)=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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