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백지영기자] 전력난이 가중되면서 인터넷데이터센터(IDC)의 산업용 전기 요금 체계 전환이 사실상 물건너 갔다.
이는 국내 데이터센터 업계의 오랜 숙원이었으나, 최근 정부가 데이터센터를 별도의 산업으로 분류하는 것을 보류하면서 산업용 전기 요금 적용도 어려워졌다.
28일 미래창조과학부 서성일 정보통신산업과장은 “매년 전력난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데이터센터의 전기요금 체계를 저렴한 산업용으로 전환할 경우, 전력난이 더 가중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의 산업용 전기 전환은 에너지 계획, 공급적 측면에서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수도권 데이터센터는 일반용 고압군, 지방 데이터센터는 지식서비스용 전기요금을 적용받고 있다. 그러나 지난 수년 간 전기요금이 상승하면서 데이터센터 운영 업체들은 IDC를 별도의 산업으로 분류해 달라고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다. 데이터센터도 전자나 철강, 조선 등 다른 산업들처럼 하나의 표준산업으로 분류돼야 산업용 전기 요금 적용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부는 데이터센터를 하나의 산업으로 분류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또한 데이터센터를 관리하는 정부 부처도 지식경제부에서 미래창조과학부로 바뀌었으나, 최근 전력난 등의 우려와 겹치면서 표준 산업으로의 분류가 보류됐다.
데이터센터는 수많은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의 IT 장비를 운영하기 때문에 엄청난 전기를 소비한다. 실제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의 연간 전력사용량은 26억kWh(64만 가구 연간 전력사용량)으로 원전 1기 연간발전량의 37% 수준에 달한다.
특히 지난 5월 원전 3기 정지에 다른 전력난 예상으로 범부처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이 발표된 바 있는데, 감사원에서는 민간 데이터센터의 전산실 온도 상향유도를 요청한 바 있다.
미래부는 산업용으로의 전환 대신 데이터센터별 자체 전력 절감을 유도하는 한편, 공공기관 데이터센터 및 전산실 절전 가이드라인 배포 등을 통해 자체 전력절감 활동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에너지 고효율화를 위한 저전력 서버, 스토리지 R&D 확대, PC가상화 기술 등 에너지절감형 IT기술의 적용·확산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음달에는 데이터센터 에너지 고효율화 기술컨퍼런스도 개최할 예정이다.
그러나 국내 데이터센터 업계는 이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데이터센터 업계는 그동안 전력 절감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전력이 바로 서비스와 직결되는 데이터센터 업무의 특성 상 전기요금이 계속해서 인상될 경우, 결국 이는 고객들에게 전가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데이터센터 업계는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지속적인 압박을 받아왔다. 더욱이 지난해부터는 수도권에 위치한 IDC의 경우, 지식서비스 특례 요금에서 제외되면서 이들이 느끼는 부담은 더욱 커졌다. 전체 데이터센터의 8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한국정보기술서비스산업협회(이전 지경부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에서 그린데이터센터인증제를 추진하면서 실질적인 혜택 중 하나로 전기요금을 인하해 주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이번 정부 측의 발표로 이 역시 힘들게 됐다.
한 데이터센터 관계자는 “그동안 외기 냉방과 컨테인먼트 시스템, 고온환경(HTA) 운영 등 자체적으로 전력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도입해 왔지만 더 이상은 한계가 있다”며 “저렴한 산업용 전기 요금을 적용받아서 전력난이 더 가중된다는 것은 어불설성”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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