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주요 업체들이 메모리 반도체의 공정 미세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양산화가 가장 빨리 이뤄질 차세대 제품은 스핀주입자화반전메모리(STT-M램)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2일 업계 전문가들은 이르면 2015년경 STT-M램의 양산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차세대 메모리로 거론되는 제품은 STT-M램 외에도 저항변화메모리(Re램), 상변화메모리(P램) 등이 있다. 이들 제품은 모두 전원을 꺼도 데이터가 지워지지 않는 ‘비휘발성’ 특성을 갖고 있다.
STT-M램은 자성체에 전류를 가해 발생한 전자회전을 이용, 저항 값의 크기에 따라 데이터를 기록하고 보존하는 메모리다. 속도가 빨라 D램 자리를 꿰찰 수 있다는 분석이다. 데이터 기록 밀도가 높은 Re램은 낸드플래시를 대체할 수 있고, P램은 D램과 낸드의 중간에 위치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STT-M램은 차세대 메모리 제품군 가운데 생산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은데다 성능이 가장 우수하고 신뢰성도 높다.
‘STT-M램이 가장 빨리 양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근본적인 이유는 D램 공정 미세화의 어려움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미세화로 인해 면적이 좁아진 셀 위로 전하를 저장하는 커패시터를 배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가 절감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도 STT-M램의 양산화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현재 D램 양산 라인에 깔려 있는 이머전 노광 더블패터닝(DPT) 공정의 선폭 축소 한계치는 19나노다. 19나노 미만으로 선폭을 줄이려면 더블패터닝에서 노광 공정을 한번 더 거치는 쿼드패터닝(QPT)를 활용해야 한다. 그러나 이럴 경우 공정 수가 20스탭 가량 늘어나 생산성이 떨어진다.
한 관계자는 “D램 업체들은 19~20나노 공정 이후 D램 고수, 혹은 STT-M램으로의 전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세화의 진행 속도로 미뤄 짐작하면 ‘선택의 시기’는 2015년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STT-M램은 기존 D램 공정 장비를 95% 가량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경영진의 결정만 있다면 비교적 빠른 시간 내 생산 전환을 이룰 수 있다.
업계 전문가는 “STT-M램은 D램과 비교해 비휘발성 특성을 가지면서도 커패시터 설계의 어려움이 없다”라며 “그러나 아직 D램보단 속도가 늦고 생산 원가도 높아 이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주요 업체들이 연구개발(R&D)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일본 도시바와 공동으로 STT-M램의 R&D를 진행하고 있다. 도시바는 D램 사업을 보유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되도록 빨리 양산화를 추진해 신규 매출을 발생시키려 한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삼성전자도 STT-M램의 양산화를 이루기 위해 지난 2011년 미국 벤처업체인 그란디스를 인수합병(M&A)한 바 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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