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전문 블로그 미디어=딜라이트닷넷]
애플의 태블릿 아이패드가 그야말로 장안의 화제입니다. 이런 가운데 구글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탑재한 태블릿이 대항마로 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바로 ‘위패드’(WePad). 독일 IT업체 네오포니가 13일(현지시각) 선보인 화면크기 11.6인치형의 태블릿입니다.
위패드라는 이름은 다분히 애플의 아이패드를 염두에 둔 작명법으로 보입니다. 나(‘i’PAD)를 위한 태블릿, 우리(‘we’PAD)를 위한 태블릿 쯤으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나와 우리를 구분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없습니다. 태블릿으로 할 수 있는 일이 한정되어 있는데 위패드라고 특별한 게 있지는 않을겁니다.
그러나 산업 측면으로 접근하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독불장군 애플이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플랫폼을)통제할 수 있는 아이패드와 달리 위패드는 각 업체간 협력을 통해 개발됐고 열려있는 제품이라는 점을 이 독일 IT 업체는 부각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위패드에는 인텔의 아톰 N450(1.66GHz) 프로세서가 탑재됩니다. 운영체제는 구글이 주도한 오픈소스 기반의 안드로이드OS가 들어갑니다.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아이패드는 독자 개발한 프로세서와 운영체제를 사용합니다.
네오포니는 위패드가 어도비의 플래시와 AIR도 지원한다고 자랑했습니다. 애플은 아이폰을 비롯 아이패드에도 동작 성능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며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고 있어 어도비와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애플은 플래시를 활용해 앱을 만드는 통로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애플이 규정하지 않은 API는 사용할 수 없다”는 약관을 새로 집어넣어 어도비로부터 맹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어도비는 새롭게 발표할 크리에이티브 슈트5에서 플래시로 아이폰용 앱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언해온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애플이 “그걸로 앱 만들면 등록을 거부할 수 있다”는 내용을 약관을 집어넣으니 어도비는 잔뜩 화가 났을겁니다.
‘어도비 전도사’ 리 브림로우는 이런 애플의 통제에 분노해 며칠 전 개인 블로그에 “앞으로 애플 제품을 구입하는 데 1센트도 쓰지 않을 것”이라며 “애플 꺼져라”는 글을 올리는 등 거칠게 애플을 비판했습니다.
그러니까, ‘위패드’라는 작명에는 이런 상황이 그대로 반영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비판과 조롱을 동시에 섞은겁니다.
통제권을 가진 플랫폼은 확실히 성공 확률이 높습니다. 애플은 모바일을 통해 맥PC로의 확장(개발 부문)을 기대하고 있을겁니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에 이런 걸 두고 옳고 그른지를 가리는 건 의미 없는 일입니다. 분명한 건 애플의 혁신이 산업 지형을 바꾸고 있다는 것이겠죠.
위패드도 구글 측 인증도 받아 안드로이드 마켓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구글은 개방을 앞세웠지만 해상도 등 플랫폼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이 애플보다 덜 합니다. 당장 위패드의 해상도가 1366×768인데 앞으로 나올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이 모두 이 해상도와 하드웨어 스펙을 지원하게 될 지는 미지수입니다. 스펙이 다르다면 윈도 모바일처럼 개발자들이 제작기 다른 환경에 맞춰야 하는 문제가 일어날 수 있겠죠. 구글이 이 문제를 어떻게 풀 지도 관심이 갑니다.
아무튼 위패드는 이외에도 2개의 USB 포트, 6시간 사용 가능한 배터리(인텔 칩 채용 탓이겠지만, 성능은 높을 듯), 메모리 카드 리더, 조명 센서, 가속 센서, 스테레오 스피커를 갖추고 있습니다. 확장성만 보자면 아이패드보다 낫습니다.
이달 27일부터 독일에서 예악판매가 진행됩니다. 출시 시기는 7월입니다. 16GB 플래시 메모리와 무선랜, 블루투스, 130만화소 카메라 등을 갖춘 기본 모델의 가격은 449유로이며 여기에 3G 통신 기능과 GPS가 추가된 제품은 569유로입니다. 전 세계 출시는 8월 중으로 계획되어 있다고 합니다. 아이패드를 비롯해 HP의 태블릿 슬레이트와 경쟁 구도가 그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주엽기자 블로그=Consumer&Prosu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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