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애플의 태블릿 아이패드가 3일(현지시각) 미국에서 정식 발매됐다.
아이폰 등 애플의 여느 전략 제품 출시 때와 마찬가지로 이날도 이른 아침부터 아이패드를 구입하기 위해 몰려든 인원들로 미국 내 애플 매장 주변은 장사진을 이뤘다.
그러나 2007년 아이폰 첫 출시 당시와 비교하면 ‘거리 내 광풍은 없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로이터통신은 “아이패드 출시 하루 전부터 뉴욕시내 5번가에 위치한 애플의 매장 근처에는 줄을 선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판매량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업계는 아이패드의 첫 판매를 시작한 당일 품절을 예상했으나 워싱턴에 위치한 두 곳의 베스트바이 매장을 제외하면 품절 사태는 빚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도 판매 당일 조기 품절에 대비해 1인당 아이패드 구매 대수를 2대로 한정했지만 판매를 시작하고 몇 시간 뒤 부터는 기다리지 않고 아이패드를 구입할 수 있었다.
씨넷은 판매 당일 길게 늘어선 줄이 덜한 이유로 “대부분의 애플 마니아가 예약판매로 제품을 구매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은 지난달 12일 아이패드 정식 출시를 앞두고 인터넷으로 예약판매를 진행했으며 총 50만대의 선주문을 받아둔 상태다.
투자은행 파이퍼 제프리의 진 먼스터 선임 연구원은 줄을 선 인원들을 조사해 첫날 아이패드의 당일 판매량을 20~30만대로 예측하기도 했다. 예약판매 수량 50만대를 합치면 총 판매 대수가 70만대를 넘어 초반 인기가 아이폰을 넘어섰다고 그는 분석했다.
◆평가·전망 엇갈려=진 먼스터 연구원이 제시한 판매량 전망 수치의 근거가 다소 모호하긴 하나 실제 이 같은 판매량을 기록했더라도 애플 제품의 초기 구매자의 대부분이 ‘애플 마니아’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두기는 힘들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다.
특히 아이패드는 스마트폰과 노트북의 중간 단계에서 다소 위치가 어정쩡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는 “아이패드는 무게가 680g으로 280g인 아마존 킨들보단 무겁고 시인성도 떨어진다”며 “아이패드용 전자책 콘텐츠는 맥이나 아이폰 등 다른 장치에서 읽을 수도 없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아이패드에 키보드가 없다는 점을 들며 “엑셀 및 문서 작업을 하거나 복잡한 e메일을 정리하려 한다면 아이패드는 알맞지 않다”고 평가했다.
두 매체는 아이패드가 어도비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는다며 PC나 스마트폰 등 1개의 장치를 더 가지고 다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10시간이 넘는 배터리 지속 시간, 경쾌한 반응 속도와 쉬운 사용법에는 합격점을 줬다.
시장조사업체 IDC의 브라이언 마 이사는 “아이패드를 PC 범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아이패드가 멀티태스킹을 지원하지 않고 키보드가 없어 무거운 작업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며 PC 시장에 큰 영향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아이폰의 학습효과로) 아이패드의 소식이 전 세계 인터넷 게시판을 도배하고 있지만 정작 이 제품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판매 당일 아이패드를 받아본 사용자들은 “속도가 빠르다”, “인터페이스가 획기적이다” 등 대부분 만족감을 표시했다. “PC에서 사용하던 모든 기능을 아이패드로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들은 애플 아이패드의 올해 판매량이 적게는 280만대에서 많게는 700만대까지 팔릴 것으로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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