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정부가 중소기업 텃밭인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에서 대기업 참여를 넓힌다. 11년만의 제도 개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 이하 과기정통부)는 공공SW 사업 경쟁 활성화와 품질 제고를 위한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개선 방안을 확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소프트웨어진흥법 제48조에 따라, 대기업은 공공SW사업에서 일정 금액 이상 사업에만 참여해야 하고, 그 중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하 상출제)에 속한 회사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모든 사업 참여를 제한한다.
이 제도는 2004년 도입 후 중소기업 성장을 도왔으나, 최근 다수 대형 공공SW사업에서 품질 문제 등이 발생해 국민 불편을 초래했다. 이에 기업규모 상관없이 사업자 참여를 확대해 경쟁을 통한 품질 제고를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기업활동 자유와 발주기관의 사업자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설계‧기획 사업 및 대형 공공SW사업의 참여제한 완화 ▲중소기업 참여기반 보완 ▲참여기업의 컨소시엄 제한기준 완화 ▲사업 및 제도 운영상 문제 개선을 위한 7개 제도개선 과제를 추진한다.
우선, 과기정통부는 SW진흥법 개정을 통해 설계‧기획 사업을 전면 개방해 기업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기업이 제한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존 용역구축 위주 공공SW시장의 클라우드 전환을 가속화하고, 검증된 상용SW 활용, 모듈화 설계 등 민간의 축적된 신기술 도입 촉진을 통한 공공SW시장 선진화와 체질 개선의 계기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또한, 과기정통부는 700억원 이상 대형사업에 상출제 대기업 참여를 허용할 계획이다. 대형사업에서 대‧중견기업간 경쟁 활성화를 통해 기업규모 상관없이 최적사업자를 선정, 품질 제고 노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상출제 대기업은 국가안보‧신기술 분야 사업 등에서 심의를 통해 예외가 인정된 사업에 한해 참여 가능했다. 그러나 700억원 이상 사업은 대기업이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규제완화가 기업 간 상생협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고, 최근 집중 발주된 주요 차세대 사업이 종료되는 시점에서 규제완화 실효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상생협력 평가제도도 개선한다. 기존에는 중소기업 참여지분율이 50% 이상 돼야 만점을 부여했었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대기업 참여제한 예외인정 사업과 700억원 이상 대형사업에서 중소기업 참여지분율(최고등급 50%→40% 이상), 상생협력 배점(5점→3점 이상), 등급체계(5→3등급)를 개편한다.
대기업 참여제한 예외인정 사업 및 700억원 이상 대형사업 경우, 기술성 평가에서 하도급 비중에 따른 차등 평가를 도입하기로 했다. 하도급 비중이 낮을수록, 사업자 직접수행 비율이 높을수록, 높은 점수를 받게 된다. 이는 주사업자의 과도한 하도급 관행 방지와 직접 사업수행 유도를 통해 하도급으로 인한 품질저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만 참여 가능한 사업구간을 12년만에 20억원 미만에서 30억원 미만으로 확대했다. 이를 통해 공공SW시장에서의 중소기업 참여기반을 보완한다. 또, 1000억원 이상 대형 SW사업에 대해서는 컨소시엄 구성원 수를 10인 이하, 최소지분율을 5% 이상으로 제한기준을 완화한다. 보다 많은 중소기업에게 컨소시엄 구성원으로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과기정통부는 대기업 참여제한 예외심의 때 신청부터 결과 통보까지 평균 약 45일 소요되는 심의기간을 행정절차 간소화 등을 통해 단축한다.
과기정통부 강도현 정보통신정책실장은 “국조실과 함께 장기간에 걸친 논의와 검토를 통해, 중소 SW기업 성장기반을 지속 제공하면서도 공공SW사업의 품질을 제고하기 위한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해 왔다”며 “11년만의 제도 개편에 중점을 두고 국민 생활‧편익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형 공공SW사업에서 역량있는 기업들이 제한없이 참여하고 경쟁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국조실 등 관계부처, 국회, 산업계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이번 제도개선안을 조속히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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