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정부가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의 대기업 참여제한 규제를 완화할 계획인 가운데, 이달 중 발표될 구체적 내용에 관심이 모아진다. 업계 안팎에선 참여제한의 기준이 총사업비 1000억원 미만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대기업 참여 길이 열릴 경우, 삼성·LG·SK 등의 기업들이 공공SW 사업에 뛰어들 수 있다. 이들 기업은 공공 사업의 리스크와 낮은 수익성을 들어 실효성을 비관하고 있다. 다만 규제 칼을 쥔 정부가 추진하는 사안인 만큼, 대부분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6일 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공공SW 사업의 대기업 참여제한 완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완성된 안은 이달 중 국무조정실과 행정안전부 등을 포함해 범정부 차원에서 나오게 될 ‘행정전산망 장애 재발방지 종합대책’에 포함돼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프트웨어진흥법에서 명시한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는 지난 2013년 시행 이후 10년째를 맞았다. 삼성SDS, LG CNS, SK C&C 등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기업은 공공SW 사업 참여가 원칙적으로 제한되는 내용이다. 다만 규모와 기술에 따라 일부 예외를 인정해 주긴 한다. 그럼에도 지난해 11월17일 행정전산망 장애 이후, 대기업 참여제한을 더욱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상황이다.
과기정통부는 당초 총사업비 1000억원 이상의 공공SW 사업을 대기업에 개방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었으나, 이러한 요구들로 인해 기준금액을 더 낮출 가능성도 있다. 실제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지난해 11월28일 열린 미디어 간담회 자리에서 “기존 대기업 공공SW 사업 참여제한 금액으로 검토한 1000억원은 너무 높다는 의견이 있다”며 “이를 700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참여제한 기준금액이 낮아질 수록 대기업들의 공공SW 시장 장벽도 더욱 낮아지는 셈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공공SW시장에 참여하지 못했던 업계 일각에선 정부가 더욱 전향적으로 규제를 완화해줬으면 하는 기대감도 읽힌다. 실제 공공SW 사업은 한 해에 1000억원 이상 사업이 발주되는 경우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700억원 이상 사업도 사실 많지 않을 것 같다”며 “대부분 몇백억원 단위인데, 정부가 얼마나 더 완화를 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중소중견 IT서비스업체들은 지난 10여년간 닦아놓은 공공SW 시장에 대기업이 다시 들어올 경우 발생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기준금액의 문제보다도 공공SW 사업의 지나친 경직성과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더 크다. 과업 변경시에도 추가 비용 지불이 되지 않는 점, 사업이 지체되면 지체보상금까지 물어야 하는 점, 쪼개기식 사업으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점 등은 그동안 업계에서 줄기차게 호소해온 문제들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물론 대기업도 허들이 낮아지고 괜찮은 공공 사업이 있다면 참여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그 과정에서, 그동안 느껴왔던 공공 사업의 리스크들이 해결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범정부 종합대책 차원에서 아직 내용이 정리가 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확정지어 말하긴 어렵다”며 “다만 그동안 단편적인 개선이 아닌 정보화 사업의 근본적인 관행 개선이 필요하다는 얘기들이 있었으므로 저희도 그런 측면에서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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