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SK그룹이 국내 기업들과 일본, 미국 등 해외 유망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투자에 나선다.
4일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는 신한금융그룹, LIG넥스원 등이 1000억원을 공동 출자한다고 발표했다. SK스퀘어는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투자법인 ‘TGC SQUARE’를 설립했다.
이들은 반도체 산업 인사이트를 가진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를 중심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반도체 영역으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해당 법인은 이번 1000억원을 시작으로 추가 참여를 원하는 기업을 위해 공동 출자 기회를 열어 두고 있다.
궁극적으로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진 반도체 소부장 기업에 선제 투자해 안정적인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고 첨단 기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은 주요국의 자국 중심 생태계 조성 드라이브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며 “반도체 설계, 생산, 패키징 공정별로 기술적 우위를 가진 소부장 기업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TGC SQUARE는 글로벌 탑티어(Top-tier) 반도체 기업의 전문가가 기술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반도체 자문위원회’를 통해 전문적인 투자심의 체계를 구축했다.
최우성 SK스퀘어 반도체 투자담당(MD) 겸 SK텔레콤 재팬 대표가 최고경영자(CEO)를 맡는다. 조희준 전 BNP파리바 일본법인 영업담당을 최고투자책임자(CIO)로, 미야모토 야스테루 전 크레디트스위스 부사장을 전문심사역으로 각각 영입하기도 했다.
TGC SQUARE는 SK 정보통신기술(ICT) 관계사들이 운영 중인 해외투자 거점들을 활용해 딜소싱-기술검증 단계서부터 기술력이 우수한 해외 기업을 조기 발굴하고 공동 투자를 검토하는 등 상호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SK ICT 관계사들은 현재 일본과 미국에 ▲SK텔레콤 재팬(일본 도쿄) ▲SK하이닉스 벤처스(미국 새너제이) ▲SK스퀘어 아메리카(미국 뉴욕) ▲SK텔레콤 아메리카(미국 산타클라라) 등 여러 투자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는 첫 투자 대상으로 일본 반도체 강소기업을 검토 중이다. 현재 조성된 투자금의 약 60%를 일본 소부장 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일본은 반도체 소부장 강국으로 꼽힌다. 일본에는 소부장 전 영역에서 대체가 어려운 하이엔드(High-end) 제품에 특화된 곳이 상당수다. 시장점유율 30%를 넘어서는 분야별 1~2위 기업들이 다수 포진한다.
TGC SQUARE는 일본 반도체 투자 네트워크를 가동하면서 ▲반도체 검사장비 개발사 A사 ▲친환경 반도체 부품 제조사 B사 ▲AI 반도체 개발사 C사 ▲차세대 반도체 소재 개발사 D사 등 잠재적 투자 대상 기업을 중심으로 기술검증을 진행할 것으로 전해진다.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는 성장기업에 투자한 이후 기업가치 증대를 위해 다양한 밸류업을 실행한다는 심산이다. 가령 SK하이닉스 네트워크 기반 사업·기술협력을 확대하고 향후 인수합병(M&A)와 기업공개(IPO)를 지원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경우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한 이후 대만 TSMC, 미국 마이크론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으로부터 총 2조엔에 가까운 해외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일본 반도체 벤처기업 대상 투자 규모도 지난 8년간 5배 이상 늘어나기도 했다.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는 글로벌 반도체 밸류체인 강화를 목표로 일본 이외에도 미국 등 소부장 기업도 발굴해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국내 반도체 투자도 이어간다.
최우성 TGC SQUARE CEO는 “글로벌 반도체 인사이트를 가진 SK 주요 관계사와 국내 대표 금융사 등이 해외 공동투자를 통해 국내외 반도체 산업의 생태계를 확장하는 유의미한 프로젝트”라면서 “글로벌 유수의 소부장 기업과 협력을 확대함으로써 미래 반도체 기술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LIG넥스원은 TGC SQUARE 법인의 이사회 멤버로도 참여한다. LIG넥스원은 반도체 첨단 강소기업을 발굴하고 협력관계를 형성해 민수분야의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겠다는 비전을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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