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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결산/게임] 게이머들 일어나자, 게임업계 응답했다

사진=지스타조직위원회
사진=지스타조직위원회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올해 게임업계 키워드 하나를 꼽자면 ‘행동하는 게이머’다. 그만큼, 이용자 입김이 유독 센 한 해였다.

게임 운영 미숙은 물론 게임물관리위원회 전문성 논란, 확률형 아이템까지 게임 이용자는 참지 않았다. 이 때문에 게임업계는 다른 때보다 특히 이용자 소통에 더욱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트럭시위부터 커피트럭까지, 이용자 입김 센 2022년=올해도 트럭시위는 계속됐다. 엔씨소프트 ‘리니지2M’ 유튜버 뒷광고 논란과 카카오게임즈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이하 우마무스메)’ 운영 미숙 등과 관련해 트럭시위가 벌어졌다. 일부 이용자들은 지난해부터 과도한 과금을 요구하는 확률형 아이템 및 일부 게임사에 대한 트럭시위로 불만을 표출해 왔다.

이 과정에서 마차까지 등장했다. 우마무스메를 서비스 중인 카카오게임즈는 일본 이용자와의 차별과 운영 미숙 논란 등을 겪었다. 이에 이용자들은 게임 특성을 살린 마차시위로 맞붙었다. 현재는 소강 상태다. 운영 정상화에 힘쓰면서 이용자 마음을 돌리는 데 성공했다.

이용자들이 불만만 표시한 건 아니다. 칭찬과 응원도 아끼지 않았다. 넷마블 ‘페이트/그랜드오더’나 카카오게임즈·님블뉴런 ‘이터널리턴’은 응원 커피 트럭을 받았다. 게임 운영에 대한 충분한 만족감을 표시하는 한편, 더 나은 서비스를 약속해달라는 의미에서다.

이에 주요 게임사들은 이용자 목소리에 더욱 귀기울 수 밖에 없게 됐다. 코로나19 이후 3년만에 정상 개최된 ‘지스타(G-STAR)2022’ 오프라인 행사에 주요 게임사들이 신작 꾸러미를 들고 출석도장을 찍은 이유다. 지난달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2022는 약 19만명이 몰려 흥행했다.

◆서브컬처 부상 속 게임위 ‘블루아카이브’ 등급 재분류, 이용자 분노=
게이머들은 게임사를 넘어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도 겨냥했다.

지난해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넥슨 ‘블루아카이브’ 등 여러 서브컬처 게임이 15세 이용가에서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으로 재분류되자, 이용자들은 게임위 전문성과 불투명성을 문제 삼았다. 이 여파로 게임위엔 비위 의혹까지 일었다.

이에 게임위는 이용자 소통 부재를 인정하고, 투명성 강화를 위해 회의록을 공개하기로 했다. 또, 이용자와의 대화를 정례화하고 위원회 전문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서브컬처 게임은 흔히 일본 애니메이션풍 그래픽이나 스타일을 기반으로, 다양한 게임성을 갖춘 타이틀을 일컫는다. 일부 팬들만 즐기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수익성까지 확보하면서 시장 주류 입지를 굳혔다.

◆확률형 아이템 규제는 국회 문턱 못 넘어=
그런가 하면, 게임 이용자들이 꾸준히 목소리를 낸 ‘확률형 아이템’ 규제안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이용자 권익 보호를 위해 확률형 아이템 확률 공개 등 내용을 담은 ‘게임산업법 개정안’ 등은 지난 2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소위에서 계류됐다. 게임 사업자들이 자체적으로 확률을 공개하는 자율규제가 잘 이행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해외 게임사와의 역차별 문제도 제기됐다. 확률형 아이템 확률 공개는 또다시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사실,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는 윤석열 대통령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대선 후보로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뿐 아니라 윤 대통령까지 2030 게임 이용자 표심을 저격하기 위해 확률형 아이템 관련 공약을 모두 내세웠다. 하지만, 게임 공약 이행 속도는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다.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국정감사에서 확률형 아이템 법적 정의를 신설하고, 관련 법안 추진을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넥슨 김정주 영면…‘한국의 월트 디즈니’ 꿈은 계속된다=
한편, 올해 2월에는 한국의 ‘월트 디즈니’를 꿈꿔왔던 넥슨 창업주 김정주 엔엑스씨 이사가 향년 54세의 나이로 영면에 들었다. 김정주 창업주 별세 소식이 나오자 정보기술(IT) 업계는 큰 충격을 받았다. 넥슨 및 계열사를 비롯해 일부 타 게임사도 보도자료 배포 등 홍보 활동을 멈추며 그를 기렸다.

이에 따라 넥슨은 외부에 매각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러나 아내인 유정현 감사가 그의 지분을 상속받으면서 넥슨 지주사 엔엑스씨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들 자녀는 경영권을 승계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넥슨은 루소 형제가 설립한 독립 영화 제작 스튜디오 아그보(AGBO)스튜디오 총 지분 49.21%를 확보했다. 넥슨 지식재산권(IP)을 문화 콘텐츠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넥슨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도전은 고(故) 김정주 창업주의 꿈이기도 했다. 오웬 마호니 일본법인 대표는 지난 3월 “김정주 창업주의 꿈을 대신 이루기 위해 넥슨을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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