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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결산/금융IT]금융권 올 한해 디지털 사업 어디에 집중했나?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올 한해 금융권의 주요 키워드는 ‘융합’ 이었다. 핀테크 육성을 목적으로 전통적 라이선스 기반의 제도를 완화하는데 초점을 맞춘 금융권의 전략은 올해에는 금융사들이 본연의 업무 외에 다양한 비즈니스를 발굴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지난 5년이 핀테크 육성을 통해 금융시장에 새로운 ‘메기’가 등장하도록 지원했다면 이제는 금융사 스스로가 ‘메기’가 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준 셈이다.

금융사들 역시 금융업이라는 본질을 깨기 위한 노력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키워드는 다시 ‘융합’ 이었다. 이종 산업간 융합을 위해 적극적인 지분 투자와 협력이 이어졌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경쟁사 간 협력도 본격화됐다.

◆적도 동지도, 융합에 하나로=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경기 하남시 미사지구 망월동에 금융소비자 편의 제고를 위한 공동자동화점을 개점했다. 공동자동화점은 두 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2대씩 설치해두고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 30분까지 운영된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지난 9월 경북 영주 및 경기 양주 고읍에 공동점포 시범 운영에 나서기도 했다.

KB국민은행은 SK스퀘어 자회사 티맵모빌리티에 2000억원에 달하는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에 대한 대형 금융사의 첫 대규모 투자다.

신한은행은 금융과 통신 융합의 일환으로 KT플라자 서안양점·의정부점 두 곳에 ‘신한은행-KT 혁신점포’를 오픈했다. 더존비즈온과는 ‘위하고 플랫폼’에 핀테크 기능을 더하는 식으로 기업 금융 서비스의 변화에 나서는 중이다. 양사는 협력을 통해 더존비즈온은 위하고에서 회사 법인계좌를 개설하고 급여를 이체하는 등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SK텔레콤(SKT)과 금융·ICT(정보통신기술) 혁신에 기반한 초협력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 구성원들과의 신동반성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하나금융은 하나카드의 3300억원 규모 지분을 SKT로부터 인수,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고, SKT는 하나카드 지분 매각과 동시에 하나금융지주 지분 3300억원 규모를 매입 하나금융의 지분 약 3.1%를 갖게 됐다.

우리금융역시 융합을 통한 생태계 확장에 나서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개최된 제18회 [2023년 전망, 금융IT Innovation] 콘퍼런스에서 ‘우리금융이 바라보는 이종산업간 신기술 결합을 통한 생태계 확장’을 주제로 발표한 우리에프아이에스 김재현 팀장은 “우리 금융이 바라보는 생태계 확장은 혼자만의 세계가 아니라 이종 산업 간에 있어서의 결합을 통한 생태계 확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시장이 플랫폼 모델 중심으로 가고 있는데 2019년에 우리 금융은 앞으로에 있어서 금융이 생태계 모델로 전환해야 된다고 보고 의료나 헬스케어, 부동산 등 각각의 플레이어들이 모여서 만들어지는 디지털 생태계를 지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 융합을 위한 금융권의 규제완화도 지속되고 있다. 특히 금융사를 옥죄던 다양한 규제가 풀리고 있어 막강한 자금력을 보유한 금융사들은 다양한 비즈니스 실험에 나서고 있다. 국내 벤처투자업계의 자금줄이 막힌 가운데 금융사들의 부수사업 허용에 따른 자금 회전은 시장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규제완화로 빗장 풀린 금융사들 실험 나서=규제완화로 대표적으로 부상한 것은 다양한 이종산업에 대한 실험이다. KB금융의 알뜰폰 사업에서부터 신한금융의 배달 서비스업 사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금융 샌드박스 등의 창구를 통해 선보일 수 있었다.

금융 규제 중 IT부분에선 망분리 규제 완화와 이를 통한 클라우드 인프라 도입 확산이 눈에 띤다.

금융당국은 지난 11월 23일 클라우드 이용절차 합리화 및 망분리 규제 완화를 위한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정안을 의결해 ▲클라우드 이용업무의 중요도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업무 중요도에 따라 이용절차를 차등화 ▲클라우드컴퓨팅서비스 제공자(CSP)의 건전성 및 안전성 평가항목을 정비 ▲클라우드 이용시 사전 보고를 사후보고로 전환하고 제출 서류를 간소화, ▲연구·개발분야의 망분리 규제완화 등을 발표한바 있다.

이러한 규제 완화는 기술 채택과 새로운 서비스 접목에 보수적이었던 금융사들의 DNA도 바꾸고 있다. 그리고 이는 인터넷전문은행과의 경쟁에 있어 필수적인 항목이기도 하다.

실제 한국 딜로이트 그룹이 딜로이트 글로벌에서 올해 9월 전 세계 41개국, 304개 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디지털뱅킹 트렌드 설문조사 결과를 다룬 ‘2022년 글로벌 디지털뱅킹 성숙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지털뱅킹 측면에서 인터넷 전문 은행이 전통 은행들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에서는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가 강력한 존재감을 보이며 디지털 전략을 선도하는 중이라는 분석이다.

아직 여수신 규모에선 시중은행을 따라 잡기는 요원한 상황이지만 미래 금융의 가치가 플랫폼 금융으로 전환되고 있는 시점에서 디지털 뱅킹 시장을 잡기 위한 경쟁은 이제 본격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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