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올 한해 IT서비스 업계는 상반기와 하반기 극명한 대비를 보이며 경기 상황을 그대로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IT 시장분석 및 컨설팅 기관인 한국IDC에 따르면 2022년 국내 IT 서비스 시장은 전년대비 3.3% 성장하며 9조7856억원의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 삼성SDS, LG CNS, SK(주)C&C 등 IT서비스 빅3를 포함해 포스코ICT, 현대오토에버, CJ올리브네트웍스, 한화시스템, 아이티센 등 IT서비스업계는 상반기 최고 실적을 달성하는 등 선전했다.
◆상반기 선전, 하반기 경기 영향 직격=삼성SDS가 2분기 매출액 4조5952억원, 영업이익 2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41.4%, 영업이익은 20.1% 늘어난 성과를 발표했고 LG CNS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35% 증가한 1조1497억원, 영업이익은 55% 늘어난 87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LG CNS는 2분기 사상 처음으로 1조원 매출을 넘기는 성과를 남기기도 했다.
SK㈜ C&C도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올해 상반기 매출 9861억원, 영업이익 112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4% 증가했다. 현대오토에버(대표 서정식)는 상반기 기준 실적은 매출 1조1898억원, 영업이익 511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2분기 시스템통합(SI)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1% 증가한 2181억원으로 집계됐다. IT아웃소싱(ITO) 사업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 늘어 2892억원을 기록했다.
포스코ICT는 올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4710억원, 영업이익 324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25%, 영업이익은 193% 상승했다. 아이티센도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1조2852억원, 영업이익 25억원,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39억원을 달성했다. 법인세차감전 순이익이 39억원으로 전년대비 흑자전환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반기 호실적은 지난해에 이어 계속된 기업의 디지털 전환 사업 수주와 클라우드 인프라 확산이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들 IT서비스 업체들은 그룹사의 디지털 전환 물량의 수혜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 LG, SK, 현대, 롯데 등 주요 그룹사들이 3년에서 5년 계획으로 그룹사 디지털 전환에 본격 나섰으며 여기에 그룹 IT계열사로서 역할이 증대됐다. 지난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거래 상승에 따라 발주된 다양한 이커머스 사업, 물류 시스템 고도화 등이 맞물리기도 했다.
하지만 디지털 전환이라는 새로운 시장에 대비하기 위해 IT서비스업체들의 투자도 병행됐다. 클라우드 인프라 확보를 위한 데이터센터 건립부터 개발자 몸값 상승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 등에 직면했다. 무엇보다 내년도 경기하강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비용 절감 및 투자 계획을 재점검 하면서 하반기 실적은 하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3분기 실적을 봐도 삼성SDS, LG CNS, SK(주) C&C 등 주요 업체들의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경기 침체 분위기가 여실히 반영됐다는 평가다. 문제는 4분기다. 4분기 실적이 내년도 2월 발표될 것으로 보이지만 반등의 폭이 좁다는 것이 대부분 업계의 관측이다.
◆체질 개선 위한 인수합병 주목=그럼에도 불구하고 IT서비스업체들은 디지털 전환이라는 새로운 시장과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체질 개선에 올 한해 전력투구했다. 표면적으로 활발한 인수합병이 올 한해도 이어졌다.
아이티센은 12월 LG히다찌 지분 100%를 최종 인수했다. 아이티센은 LG히다찌 인수를 통해 일본 등 글로벌 진출에 대한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LG 히다찌는 클로센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아이티센 그룹의 일원으로써 본격 사업을 전개한다.
메타넷티플랫폼도 SAP 기술 컨설팅 및 솔루션 전문 기업 에이티앤에스그룹을 인수했다. 메타넷티플랫폼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SAP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비롯한 업무용 애플리케이션 현대화 사업의 추진력을 확보하기 위해 에이티엔에스그룹을 인수했다.
앞서 1월에는 1월 롯데정보통신이 국내 전기차 충전기 선도업체인 중앙제어의 지분 취득을 완료했다. 롯데정보통신은 전기차 충전사업 진출을 통한 모빌리티 사업역량강화를 목적으로 중앙제어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롯데정보통신은 전기차 충전,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C-ITS), 단/다차로 하이패스, 자율주행 셔틀 등 교통인프라에서 자율주행까지 모빌리티 사업 토털 밸류 체인을 구축하여 사업 확장에 나설 수 있게 됐다.
한편 내년에도 IT서비스 업체들의 클라우드 도입 및 디지털 전환 사업 수주를 위한 투자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기 불황으로 인한 운신의 폭이 제한되는 만큼 선택과 집중에 보다 신경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IDC에 따르면 IT 서비스 시장 내 매출 상위 10대 업체들은 그룹사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 프로젝트를 비롯해 산업 전반에 나타나는 비즈니스 워크로드 현대화 수요에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 상위 11-20위권의 중견 사업자의 경우 디지털 전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역량 강화의 일환으로 관련 전문 인력 충원, 기술 투자, 파트너십 체결 등을 통한 체질개선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