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지속 등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하는 중이지만 소프트웨어(SW) 산업은 여전히 활황이다. 특히 한국을 찾는 글로벌 기업들이 늘고 있다.
최근 지사 설립을 발표한 것은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기업 클라우드플레어(Cloudflare)다. 2009년 미국서 설립된 클라우드플레어는 전 세계에 CDN 및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 방어 솔루션을 제공한다. 한국에는 지난 12월 8일 진출했다. 싱가포르, 베이징, 시드니, 도쿄에 이어 5번째 아시아태평양 지역 지사다.
본사도 스타트업으로 평가받는 기업들이 국내에 진출하는 사례도 여럿 있다. 2017년 설립된 사이버보안 자산 관리(Cybersecurity Asset Management, 이하 CAM) 기업 엑소니어스다. 올해 시리즈 E 투자를 받은 엑소니어스는 글로벌 사업을 하는 대기업을 타깃으로 보안 복잡성을 해소해소한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운영기술(Operational Technology, 이하 OT) 및 산업제어시스템(ICS) 보안을 하는 가상물리시스템(Cyber Physical System) 기업 클래로티도 지난 6월께 한국지사를 공식 출범했다. 아이덴티티(Identity) 보안을 제공하는 세일포인트(SalePoint)도 지난 5월 한국 지사를 설립하고 비즈니스를 개시했다.
클래로티와 세일포인트는 1년 먼저 한국 사업을 본격화한 기업들과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클래로티는 OT/ICS 보안 기업 노조미네트웍스와, 세일포인트는 아이덴티티 기반 보안 기업 옥타(Okta)와 맞부딪힌다.
4월에는 이메일 보안 시장을 리딩하고 있는 프루프포인트(Proofpoint)가 한국에 진출했다. 국내 진출 이후 활발하게 사업을 전개 중이다. 사회공학적 기법을 이용한 기업 이메일 침해(Business Email Compromise, 이하 BEC)에 대응하는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데이터 및 인공지능(AI) 기업 데이터브릭스(Databrics)도 4월 한국 시장 진출을 발표했다. 오픈소스 SW인 ‘아파치 스파크’를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이다. 기존 데이터웨어하우스와 데이터레이크에서 벗어나 레이크하우스(Lakehouse)를 제시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2021년 한국에 진출한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와 경쟁한다.
단순히 몇 개의 기업들이 진출하느냐 이상으로, 국내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느냐도 주요 관심사다. 디노도테크놀로지, 스노우플레이크, 솔라윈즈, 아쿠아시큐리티, 노조미네트웍스, 센티넬원, 옥타, 하시코프, 태니엄, 세일즈포스 등 최근 지사를 설립한 기업들을 조직 정비 후 내세울 수 있는 레퍼런스 확보에 몰두했다.
특히 옥타, 스노우플레이크나 하시코프의 경우 한국 조직을 빠르게 키우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한국 진출 이전부터 국내 고객을 보유한 덕분에 빠른 안착이 가능했다고 평가한다. 세일즈포스의 경우 한국 지사 설립이 늦었을 뿐, 국내서 비즈니스를 한 지는 10년이 넘은 만큼 여느 기업에 비해서도 특히 안정적이게 성장하는 중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알리바바 클라우드, 오라클 등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도 한국에서 격돌 중이다. 운영체제(OS) 및 오피스 SW로 친숙한 MS는 최근 몇 년 사이 클라우드 기업으로 변모했다.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작년 10월 한국 리전을 설립하며 출사표를 던지기도 했다.
IBM,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 델테크놀로지스, 시스코, F5, 다쏘시스템, 레드햇, VM웨어, 포티넷, 팔로알토네트웍스, 컴볼트, 빔, 퀀텀 체크포인트, 스플렁크, 클라우데라, 슈나이더일렉트릭, 앤시스, 아카마이, 팁코, 트렌드마이크로, PTC, 후지쯔 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에서 각축전을 벌이는 중이다.
주목할만한 점은 이처럼 많은 기업들 중 일부 기업만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상당수가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이 글로벌 기업들에게 ‘기회의 땅’으로 여겨지는 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