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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결산/가전] 글로벌 경기둔화로 악전고투… 내년 상반기까지 한파 예고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올해 초부터 금리 인상, 글로벌 인플레이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럽 소비의 감소 등 거시경제 위기가 한꺼번에 겹치며 소비자들의 지갑이 얼어붙었다. 소비 심리가 굳으며 생필품이 아닌 가전제품을 구매하는 발길이 뚝 끊겼다.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국내 가전 시장은 전년동기대비 4.6% 줄었다. 하반기에도 비슷하거나 더 감축될 것으로 관측된다.

2020년 상반기부터 2021년 3분기 사이에는 코로나19로 해외여행 및 외부 활동이 제한되며 대신 가전제품을 구매하는 ‘보복소비(펜트업)’ 현상으로 평년보다 시장이 성황을 맞았다. 이 때문에 하락세가 좀 더 가파르게 나타나는 기저효과가 일부 존재한다.

그렇지만 이를 감안해도 낙폭이 크다.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주요 시장이 경제 한파에 닥치며 가전 시장도 쪼그라들었다. 선진 시장인 유럽의 경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도 컸다. 이 지역에서 프리미엄 TV 및 생활가전 판매치가 떨어지면서 수익성에도 비상이 걸렸다.

◆수익성 하락에 재고는 상승…가전유통사도 보릿고개

국내 가전업계 ‘큰 형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영업이익이 반 토막 이상으로 악화됐다. 제품이 팔리지 않자 재고 확대의 고충도 깊어지는 중이다.

2022년 3분기 삼성전자에서 TV와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익스피리언스(DX) 부문 생활가전사업부(DA)의 매출은 14조7500억원 영업이익 2500억원이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인 2021년 3분기 14조1000억원보다 올랐으나, 7600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은 3분의1 토막이 났다.

LG전자의 생활가전 및 TV는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와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가 담당한다. 2022년 3분기 H&A사업본부 매출액은 7조4730억원 영업이익 2283억원이다. HE사업본부 매출액은 3조7121억원, 영업손실 554억원이다.

LG전자 H&A사업본부의 2021년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 7조611억원 영업이익은 5054억원이었던것에 비해 매출은 소폭, 영업이익은 크게 깎였다. HE사업본부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2021년 3분기 매출액 4조1815억원 영업이익 2083억원이었지만, 올해는 2분기와 3분기 모두 적자 전환했다.

재고 부담도 높아지는 중이다. 2022년 3분기 말 삼성전자의 재고자산 총액은 57조3198억원이다. 전년동기대비 52% 늘었다. 같은 기간 LG전자의 재고자산은 11조207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 증가했다. 경쟁 심화 및 원자재 값 인상 등 원가 부담 요인이 늘며 주요 제품의 평균판매가격(ASP)은 오히려 떨어졌다.

가전 제조사뿐만 아니라 유통사도 험난한 계절을 보내는 중이다. 지난 3분기 롯데하이마트는 매출액 2조6025억원 영업손실 72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롯데하이마트는 12월 중순부터 희망퇴직 대상자 모집에 나서며 허리띠를 조르고 있다.

◆삼성·LG·쿠첸 등 리콜·위법 사례도 이어져

올해 국내 가전 기업들은 특정 제품에 대해 리콜을 실시하기도 했다. 지난 2월에는 쿠첸이 전기밥솥 ‘121밥솥’ 10인용 일부 모델에 누설이나 뚜껑 열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음을 확인하고 리콜 조치했다.

지난 8월에는 삼성전자 세탁기 유리문 이탈·파손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며 논란을 빚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자체 분석을 통해 제품 생산 과정에서 문제가 있음을 확인하고 무상 점검 및 리콜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 이기수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은 “소비자에게 불편을 끼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법적 절차를 지키지 않아 과징금을 부과받는 사례도 있었다. 지난 3월에는 LG전자가 하도급법 위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 및 과징금 4400만원을 부과받았다. 또 쿠첸은 지난 4월 하도급 업체 대상 부당행위가 적발돼 과징금 9억2200만원이 매겨졌다.

◆2023년 상반기까지 먹구름… 삼성전자, ‘2000만원’ 걸고 내부 충원

가전 시장 불황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주택가격지수 및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등 거시 경제 지표들이 일제히 하락했기 때문에 비필수 제품인 가전 수요가 단기간 늘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수요가 떨어지면 공급에 집중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재고 자산 감축에 집중하고 프리미엄 가전 위주 판매를 통해 수익성을 재고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생활가전사업부 경쟁력 확충을 위해 내부 충원안을 내놓기도 했다. 생활가전사업부에 300여명을 충원할 계획이며, 인사이동 대상자로 선발되면 특별 인센티브로 일시금 20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조건까지 앞세웠다. 이와 같은 혜택을 내놓은 건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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