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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만에 다시 달에 가는 美… 그러나 불안한 ‘카운트 다운’ [디지털 & 라이프]

달 착륙 상상도 <사진>NASA '아르테미스' 홍보영상중
달 착륙 상상도 <사진>NASA '아르테미스' 홍보영상중
미국인들도 닐 암스트롱(Neil Alden Armstrong)은 잘 알아도 '진 서넌'과 '해리슨 슈미트' 두 사람의 이름은 잘 모를 것이다.

닐 암스트롱은 인류 최초로 달에 발자국을 남긴 1969년 아폴로 11호의 선장이다.

그리고 '진 서넌'과 '해리슨 슈미트'는 1972년 12월, 마지막으로 달을 밟은 두 우주인의 이름이다. 이후 미국의 아폴로 계획은 역사속으로 사라졌고, 50년간 인류는 달에 가지 않았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 시절, 다시 달에 사람을 보내려는 계획이 보다 구체화됐는데 이것이 '아르테미스'계획이다. 아르테미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사냥의 여신이다.

현재 CNN 등 주요 방송사들과 인터넷 매체들은 29일(현지시간) 오전 8시33분 발사될 로켓이 거치된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를 실시간으로 연결해 현장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발사 시점에서 날씨가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로선 비교적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에 설치된 우주발사체(SLS)는 높이 98m(미터), 무게 2600톤으로 높이는 '자유의 여신상' 보다 크고,추력은 4200톤에 달하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발사체다. 총 4개의 연료 로켓을 활용하며 '오리온' 우주선을 태우고 달을 선회하는 임무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다만 이번엔 사람이 탑승하지 않는다.

이번 시험이 성공적이라고 판단할 경우, 미 항공우주국(NASA)은 2025년에 유인 우주선을 보내 달 표면에 부츠를 착륙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발사는 유인 우주선을 보내기 위한 사전 테스트 성격이다.
미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 발사대 <사진>NASA
미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 발사대 <사진>NASA

◆미국은 왜 50년이 지난 뒤에야 다시 달을 찾게됐을까

트럼트 대통령 시절에 아르테미스 계획이 구체화됐지만 사실 이 계획이 처음 발의된 것은 이보다 훨씬 전인 지난 2004년 초,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이다.

27일(현지시간) 미국의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와관련 “당시 조지 부시 대통령의 계획대로 일이 추진됐다면 아마도 인류는 2020년까지, 어쩌면 이보다 빠른 2015년에 이미 달에 갔을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계획이 늦어진 이유중에는 물론 기술적인 부분도 있었지만 가장 큰 문제는 그때나 지금이나 '돈'(예산)이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의 핵심인 발사체(SLS)만 하더라도 제작기간에 12년이 소요됐고, 지금까지 200억 달러(한화 약 26조86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그런데 이는 당초 미국 정부가 예상했던 시간과 예산의 2배를 초과한 것이다.

더구나 미국의 정치 지형이 4년 또는 8년 주기로 민주당과 공화당 정부가 정권이 교체되고 있는 것도 최소 10년 이상, 20년의 중장기 계획이 필요한 우주 개발 계획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미 공화당 정권은 아르테미스와 같은 우주 개발, 군사력 강화를 위한 전략 자산 개발 등의 예산 배정에 호의적인 반면 민주당 정권에선 기후문제, 신재생에너지, 사회복지 등을 우선하면서 우주 개발 예산은 뒤로 밀렸다.

이런 정치적 속사정 때문에 그동안 미국의 우주 개발 계획에 보이지않는 단절이 생겼고 결국 당초 예상보다 시간과 비용이 더 들어가게 된 것이다.

미국 정부가 우주 개발에 있어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 등 민간 기업들에게 개방적이고, 우호적인 이유도 따지고 보면 정부 재정의 여력이 없기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실제로도 우주 개발에 있어, 미 정부의 역할이 민간 기업들에게 빠르게 넘어가고 있다.

◆초유의 경제위기 겪고 있는 美…'아르테미스' 계획 지속여부 불확실

경제가 어려우면 대중은 우주를 쳐다 보지 않는다. 지금 미국인들에게는 제롬 파월 미 연준(Fed) 의장의 입에서 나오는 자이언트 스텝(0.75%) 가능성 여부가 훨씬 더 중차대한 문제다.

천문학적인 예산이 소요되는 우주 개발은 그래서 실제로는 대중적 지지를 받지 못했다.

지난 2018년, '아르테미스' 계획을 구체화한 트럼프 대통령 시절에 진행된 한 여론조사에서 70%가 넘는 미국인들은 ‘달이나 화성에 우주인을 보내는 것보다 기후 연구, 위험한 소행성 감시, 기초 우주 과학을 우선시 해야 한다’는 응답을 한 바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같은 여론은 지난해에도 역시 비슷했다고 전했다.

결국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조 바이든 정부, 특히 민주당 정권이 '아르테미스' 게획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낼 가능성은 적다는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일각에선 '달에는 인류가 5만년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광물이 있다'며 희망을 불어넣고 있지만, 실제로 달에서 광물을 캐 지구로 가져오는 기술이 언제쯤 가능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번 아르테미스 계획도 그 성공 여부와는 별개로, 달 착류에 따른 직접적인 경제적 효과를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2021년에 진행됐던 우주발사체(SLS) 테스트 장면 <사진>NASA
2021년에 진행됐던 우주발사체(SLS) 테스트 장면 <사진>NASA
물론 미국내 우주 개발 지지자들은 정치권이 너무 정치적으로, 경제적 관점에서만 우주 개발 계획을 바라보는 시각을 비판한다. 그들은 "우주를 향한 진정한 도전을 위해서는 헌신과 비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미국이 한창 구 소련과 치열한 우주 개발 경쟁을 하던 시절, 미 나사(NASA) 예산은 미국 전체 연방예산의 4%에 달했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지난 40년간 나사에 대한 미 연방 지원 예산은 1% 미만으로 줄어들었고, 최근 15년간은 0.4%로 더욱 축소됐다. 예산 비율로 치면 지난 1965년과 비교해 거의 10분의 1로 줄어든 것이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과거 민주당 정권과는 달리 우주 개발에 우호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초, 미 의회에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위해 기존 68억 달러에서 75억 달러로 증액하는 것을 포함해 2023년 나사에 259억 달러를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나사의 입장에선 분명히 긍정적인 변화지만, 전문가들은 이 금액이 아르테미스 계획의 목표를 달성하기에 충분한 금액인지에 대해서는 역시 견해가 엇갈린다.

물론 아르테미스 계획이 순항하려면 그에 앞서 미국의 경제 상황이 지금보다 훨씬 더 안정돼야한다는 것은 필수 전제다.

특히 올 11월, 미국은 중간선거 이후 또 다시 차기 대선 정국으로 돌입한다. 당분간 또 다시 우주가 잊혀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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