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학생 A씨는 친구를 만나기 전 항상 인스타그램에 ‘#○○(지역명) 맛집’, ‘○○ 핫플’ 등을 검색한다. “최근 ‘인싸’들에게 인기있는 곳을 발견할 수 있다”는 이유다.
#2. 취업준비생 B씨는 SNS의 카드뉴스나 영상에서 취업과 관련한 팁을 얻는다. 그는 “꼭 알아야 하는 내용을 추려 짧은 영상으로 설명해주니 기억에 더 잘 남는다”며, “최근엔 한 영어 강사의 영상으로 토익스피킹도 틈틈히 공부중이다”라고 전했다.
#3. 직장인 C씨는 최근 명상 영상을 검색하는 데 틱톡과 인스타그램을 이용한다.“명상하는 습관을 들이고 싶지만 방법을 잘 모르는 데다가 전문적으로 배우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이기는 어렵다”며, “이른바 ‘동기부여 연설가’들이 1분 내외로 제작한 영상의 도움을 받아 하루를 긍정적으로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주로 구글, 네이버와 같은 포털 사이트는 ‘정보 검색용’, 틱톡,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의 뉴미디어 플랫폼은 ‘오락용’으로 활용된다는 오랜 질서가 깨지고 있다.
광대역 인터넷과 함께 성장해온 Z세대(1990년 중반~2000년 초반 출생자)가 숏폼 콘텐츠로부터 유용한 정보를 얻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틱톡과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는 짧은 영상을 재가공없이 바로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시간의 정보를 얻기에 더욱 용이한 구조다.
실제로 최근 미국에서 18세에서 24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점심 메뉴’ 검색을 위해 약 40%가 틱톡이나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구글의 수석부사장 프라바카르 라그하반은 이 같은 결과를 인용해 “오늘날 새로운 인터넷 사용자들은 더 이상 우리에게 익숙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Z세대는 단순히 관광지 또는 신생 레스토랑 등 ‘요즘 유행’을 검색하는 데만 그치지 않는다. 뉴미디어에는 각종 학업 및 취미생활과 관련해서도 풍부한 최신 정보들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특히 눈길을 사로잡는 숏폼 영상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공유되고 있었다.
또 인기있는 콘텐츠 제공자들 중엔 해당 분야의 전문가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전문 강사는 아니지만 해외에서 오래 산 경험을 바탕으로 회화 표현을 설명하고, 명상 전문가가 아닌 성공한 기업가지만 자신의 노하우를 담아 명상 영상을 제작하는 식이다.
◆”긴 시간 못견뎌”…점점 짧아지는 콘텐츠, 믿을 수 있나?
네이버와 구글이 검색 엔진의 ‘왕좌’에서 밀려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유튜브가 TV와 같은 레거시 미디어를 대신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정보의 창구로 단연 유튜브를 선택하는 움직임은 세대를 불문하고 이뤄져왔다.
해당 분야에 지식이 풍부한 전문가들이 대거 유튜브에 유입돼 질 높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이유도 이 같은 변화에 한 몫 했다. 물론 그럼에도 ‘가짜뉴스’ 등 오정보∙역정보 문제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었다.
최근에는 틱톡과 릴스 등의 등장에 힘입어, 영상 콘텐츠들의 길이가 1분 내외로 점점 더 짧아지고 있다. 게다가 영상 편집이 용이해지면서 콘텐츠 제공자의 범주도 훨씬 넓어졌다. 이처럼 콘텐츠의 절대 공급량이 많아지다 보니, “질적으로 하향평준화 되어가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즉, 많은 이들에게 일상의 활력소가 되어주는 숏폼이 과연 ‘정보 제공’ 목적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을 지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한 것.
이에 일각에서는 “콘텐츠의 자극성을 경계하고, 올바른 정보를 취사선택할 수 있는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