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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현실화하겠다"…삼성전자, 파운드리 단가 올리나 [IT클로즈업]

- TSMC, 내년 추가 인상 예고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사업부가 생산 단가 인상을 추진 중이다. 반도체 공급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원자재 및 물류비 상승이 겹친 영향이다. 경쟁사도 같은 흐름이다.

13일(현지시각)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파운드리 가격을 최고 20% 인상하는 방안을 고객사들과 논의 중이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 반도체 계약이 제품에 따라 15~20% 오를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반영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가격 정책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통상 반도체 계약 조건을 미공개하는 만큼 조심스러운 반응은 당연하나 앞서 삼성전자는 제조단가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지난달 개최한 ‘2022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강문수 부사장은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한 가격 현실화 및 선단공정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개선과 비중 확대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합리적인 가격 책정으로 수익성을 증대하겠다는 의미다.

최근 파운드리 1위 대만 TSMC가 2023년부터 위탁생산 비용을 8% 높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해와 올해 두 자릿수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내년에 추가로 가격을 올리는 것이다. 대만 UMC와 뱅가드(VIS), 미국 글로벌파운드리 등 중견 파운드리도 올해 1분기 10% 내외 인상률을 적용했다는 후문이다.

파운드리 업계가 연쇄적으로 생산단가를 향상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다. 우선 수요공급 불균형이다. 반도체 부족 사태가 이어지면서 주문을 받아 칩을 만드는 파운드리 기업이 협상 테이블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됐다. 반도체 설계(팹리스) 회사는 ‘울며 겨자 먹기’로 인상 통보를 받아들여야 할 처지다.

이러한 분위기 덕분에 파운드리 업계 전반이 실적 개선을 이뤄내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중국 SMIC는 지난 1분기 매출이 각각 전년동기대비 35.0%, 66.9% 늘었다. 같은 기간 TSMC와 DB하이텍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45.6%, 45.9%다. 제조업체로서는 꿈의 숫자다.

다른 요인은 대외적 변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중국 봉쇄 조치 등이 시장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인플레이션 현상이 심화한데다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뛰었다. 유통망 마비가 소재 및 장비 조달 차질과 원재료 몸값 상승을 유발하기도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반도체 제조 원가는 화학약품, 가스 등 전 영역에서 20~30% 오르는 추세다.

한편 반도체 등 주요 부품이 비싸지면 스마트폰, TV, 자동차 등 완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이미 완성차업체 등은 주요 모델 판매가를 올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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