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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인치 파운드리 생산량 확대 난항…업계 "반도체 가격 더 오를 것"

- 전용 제조장비 확보 차질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반도체 공급난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8인치(200mm) 생산라인 주문이 진작 끝난 가운데 공급 물량 확대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2020년 말부터 폭등한 반도체 가격은 추가 인상이 예상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8인치 반도체 전용장비 생산이 사실상 이뤄지고 있지 않다. 대다수가 단종돼 중고 설비를 구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이마저도 중국 기업이 싹쓸이하고 있다.

앞서 주요 반도체 기업이 원판인 웨이퍼 크기를 8인치에서 12인치(300mm)로 전환하면서 8인치 라인은 비주류로 전락했다. 이에 글로벌 장비업체는 주력 제품을 12인치 제조장비로 전환했다.

하지만 코로나19 국면으로 전 세계 공급망이 흔들리고 정보기술(IT) 기기 수요가 늘면서 8인치 반도체 주문량이 반등했다. 8인치로는 ▲CMOS 이미지센서(CIS) ▲전력관리반도체(PMIC)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을 생산한다. 첨단 제조기술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완제품에 필수적인 부품들이다. 참고로 12인치로는 메모리처럼 소품종 대량생산 제품이나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고부가가치 반도체를 만든다.

문제는 이미 12인치로 세대교체를 끝낸 장비 업계가 신규 8인치 관련 설비를 생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단가에서 차이가 커 일부 수량을 처리하기 위해 공장을 조정하는 건 수지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12인치 장비 주문을 해결하기도 버겁다는 후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팬데믹 전후로는 대형 반도체 제조사에서 쓰던 8인치 장비가 꽤 나왔는데 최근에는 물량이 거의 없다. 경매 시장에 나오는 족족 중국 업체들이 높은 금액을 불러 가져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미국 제재로 장비 구매에 차질을 빚고 있어 중고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련의 상황으로 8인치 라인이 메인인 업체들은 생산능력(캐파)을 증대하는 게 어려운 상태다. 기존 생산라인 효율화로 소폭 늘리는 수준이다.

DB하이텍은 작년 말 기준으로 8인치 캐파가 월 13만8000장으로 집계됐다. 당초 올해 말 또는 내년 초까지 월 15만장으로 높이려 했으나 장비 이슈 등으로 일정이 늦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 상반기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도 마찬가지다. 현재 충북 청주 공장의 설비를 중국 우시 공장으로 이전하는 작업이 마무리 단계다. 현지 고객사와 협력 강화를 위해 캐파 향상이 필요하지만 단기간에 큰 폭으로 늘리기는 불가능하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인수를 결정한 키파운드리 역시 같은 처지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8인치 라인에서 생산할 반도체를 12인치 라인에서 생산하는 식으로 대응에 나섰다. 대만 UMC, 미국 글로벌파운드리 등 중견 파운드리 회사들도 비슷한 전략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결과적으로 반도체 부족 사태가 계속되면 제작 단가가 재차 오르게 된다. 일부 반도체의 경우 1년새 수배 이상 비싸졌는데 더 가격이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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