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고객사 의존도, 삼성전자 70% TSMC 50% - 반도체 업계 "고객 스펙트럼 넓혀야 수익 안정화"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사업부가 고객 다변화에 힘을 쏟고 있다. 시스템LSI 사업부와 일부 글로벌 기업 의존도를 낮추는 비즈니스모델(BM)을 구축하겠다는 의도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매출에서 대형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체 비중은 70% 이상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가장 큰 고객은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시리즈를 비롯해 CMOS 이미지센서(CIS),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을 수주했다. 이외에도 퀄컴 엔비디아 IBM 구글 테슬라 등이 주요 거래처다.
대형 고객사 유치 비결은 공정 기술력 덕분이다. TSMC를 제외하면 10나노미터(nm) 이하 공정이 가능한 파운드리는 삼성전자뿐이다.
하지만 최근 시장 분위기가 바뀌었다. ▲인텔의 파운드리 진출 ▲미세공정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논란 ▲대형 고객사 이탈 우려 등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 방향성 재정비 필요성이 증가했다. TSMC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미세공정 세계 최초 경쟁뿐 아니라 수십 nm대 레거시 생산능력 확장도 중요해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대형 팹리스 회사는 많지 않고 이들은 어느 한쪽에만 의존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TSMC와 삼성전자에 번갈아 주문을 넣고 있다”며 “향후 인텔까지 추가된다면 경쟁은 더 심해질텐데 큰 고객사 몇몇에만 의존하는 구조는 장기적으로 좋은 방향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TSMC는 매출에서 5nm 및 7nm 공정 비중이 50% 내외까지 올라왔으나 여전히 절반 이상은 중견 고객사 몫이다. 작년 기준 TSMC가 밝힌 고객사는 수백개다. 291개 기술로 1만2302종의 시스템반도체를 제조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2019년 ‘SAFE(Samsung Advanced Foundry Ecosystem)’를 통해 고객사 다변화를 추진했다. 말 그대로 자체 생태계다. 삼성전자는 SAFE에 가입한 디자인하우스파트너(DSP)들을 통해 소형 고객사를 발굴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DSP는 파운드리와 팹리스 업체 간 가교역할을 하는 디자인하우스 기업 집단이다. 코아시아 에이디테크놀로지 세미파이브 알파홀딩스 등이 삼성전자 DSP다.
TSMC는 가치사슬협력자(VCA)들을 통해 중소 업체를 관리하고 있다. 세계 최대 디자인하우스 대만 글로벌유니칩(GUC) 등이 VCA 소속이다.
또 다른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수요가 넘치는 상황에서 일부 대형 고객에만 목을 맬 필요는 없다. 삼성도 고객사 스펙트럼을 넓혀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확보하는 것이 경쟁력 향상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