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카카오의 문어발식 확장전략에 대한 비판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10월 시작되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집중적인 문제제기가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작년에 증인채택이 불발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올해에는 국회에 출석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회에 따르면 과방위 국감은 내달 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5일 방송통신위원회를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수년전에는 통신요금이 화두였고 최근에는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 글로벌 ICT 기업의 탈세 및 갑질 등이 국감의 주요 이슈였다. 하지만 올해는 카카오의 문어발식 확장전략 역기능에 대한 여야의원들의 화력이 집중될 전망이다.
통신요금과 관련된 이슈는 최근 몇 년간 많이 희석됐다. 박정호 SKT 대표를 비롯해 통신사 대표들이 국회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했고 5G 통화품질 문제도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구글 인앱결제방지법이 통과되면서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들에 대한 문제제기도 약해질 수 밖에 없다.
반면, 국내 양대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우 통신사와 해외 플랫폼 기업 자리를 물려받을 전망이다. 특히, 여러 분야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카카오에 대해 문제제기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는 그동안 구글이 받았던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공정성 문제를 고스란히 물려받고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자영업자 어려움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무분별한 문어발식 확장으로 동네상권을 침탈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9일 카카오의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카카오 계열사는 해외 법인을 포함해 158개사에 이른다. 지난 2016년 70개사에서 5년 만에 2배 이상 늘었고, 카카오가 다음과 합병한 2014년(36개사)과 비교하면 4배 넘게 불어났다.
택시업계와 잦은 마찰을 빚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티가 대표적 사례다. 최근 스마트호출 요금을 최대 5000원까지 인상하려다 극심한 반발에 부딪혀 철회했다. 택시호출 시장 점유율이 80%에 이르는 카카오가 본격적으로 시장 지위를 남용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카카오의 은행, 금융권 진출과 관련한 역차별 논란을 비롯해 헤어샵, 스크린 골프 등 골목상권으로 진출하며 중소상공인들이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네이버가 막강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다양한 소상공인의 창업, 판매 등을 지원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다보니 올해 김범수 의장의 국감증인 채택은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여야 모두 카카오를 둘러싼 잡음에 대해 심각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CEO를 부를 수도 있지만 카카오의 경우 각 계열사가 철저히 독립경영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보니 전체를 책임질 수 있는 인물은 김범수 의장 밖에 없다는 평가다. 작년에는 여야간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며 증인채택이 불발됐지만 올해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국회 관계자는 "올해는 여당, 야당 가릴 것 없이 국내 플랫폼 사업자들의 갑질에 대한 문제의식이 뚜렸하다"며 "카카오의 경우 김범수 의장의 증인채택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전망했다.
다만, 코로나19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해외 출장 등으로 국감증인 채택을 회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제 증인채택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한편, 지난 7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공룡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혁신 기업을 자부하는 카카오가 이윤만을 추구했던 과거 대기업들의 모습을 따라가선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8일에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온라인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공정성 문제와 관련한 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며 “입법 관계가 종료돼야 플랫폼 사업자의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는 만큼 적극 지원하겠다”며 정부, 국회 모두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