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금융시장에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빅테크 업계의 전략에 빨간 불이 켜졌다. 금융당국이 빅테크 업체들의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금융상품 관련 서비스를 단순한 정보제공이나 광고가 아니라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일반적인 금융상품 '중개'로 판단하면서 서비스 중단 위기에 놓인 것.
지난 7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제5차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상황 점검반 회의를 열었다. 이날 금융 당국은 현재 일반인들에게 제공되고 있는 온라인 금융 플랫폼 서비스에 대한 법 적용 검토 결과, 그동안 ‘단순 광고 대행’으로 판단해 온 금융 상품 중개 서비스를 금소법 상 미등록 중개 행위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오는 24일 이후 해당 플랫폼 및 관련 업체에게 조속히 위법 소지를 해소해 줄 것을 주문했다.
금융 상품 중개 서비스는 쉽게 말해 토스,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및 핀테크 업체들이 메인 화면에 내세우고 있는 금융상품 비교 및 추천 서비스를 말한다. 그동안 이들 업체들은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눈에 조회하고 고객의 성향과 소비습관 등을 비교해 적정한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이러한 비교 및 추천 서비스를 '광고'가 아닌 '중개'로 해석하고 시정을 요구하면서 토스나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등 앱 기반 플랫폼 사업자는 이용자에게 펀드, 연금 등 다른 금융사 투자상품을 비교하거나 추천하는 서비스를 할 수 없게 된다. 신용카드나 보험 상품을 연계 판매하는 것도 불법이 된다.
금융 당국은 "금융소비자 권익보호 및 건전한 시장질서 구축을 목적으로 하는 금소법 취지를 우선하여 판단했다"며 "금융상품 판매에 관한 자격·책임 없는 자로 인한 불완전판매, 중개수수료 상승 및 온라인 알고리즘 편향성 등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온라인 금융플랫폼 서비스의 목적이 정보제공 자체가 아니라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는 일반적으로 중개로 볼 수 있고 온라인 금융플랫폼이 금융상품 판매업자가 아님에도 소비자가 플랫폼과의 계약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감안했다는 설명이다.
주목되는 것은 알고리즘 편향성에 대한 논란이다.
이를 테면 다양한 금융 상품이 상존하는 가운데 고객에 최적화된 금융상품을 추천하더라도 이를 추전하게 된 계기나 데이터에 대한 근거와 알고리즘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빅테크 업체의 자의적 판단이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온라인 포털에서 야기된 광고 및 뉴스 편집에 대한 편향성 논란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금융상품 판매에 있어서도 빅테크 업체가 금융사의 '빅브라더'가 될 수 있다는 금융권의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금융당국이 "소비자의 플랫폼에 대한 신뢰가 계약 의사결정의 중요요소 중 하나임에도 플랫폼이 법적책임을 지지 않는 상황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것과도 연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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