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틈새시장으로 여겨졌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인기를 끌며 전통적 의미의 TV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그동안 주파수나 광케이블, 위성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방송을 시청하는 것이 전통적 개념의 방송시청이었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다양한 콘텐츠와 가격을 무기로 실시간 방송이 아닌 스트리밍으로 시장을 공략한 것이 주요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 되면서 전통적인 미디어 기업들도 속속 스트리밍 시장에 진입하면서 전통적 의미의 TV 가치를 무너뜨리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주요 미디어 그룹이 포진해 있는 미국에서 본격화되고 있다. 넷플릭스 성공에 자극을 받은 디즈니가 디즈니플러스를 내놓았고 HBO 맥스, 파라마운트 플러스에 NBC유니버셜도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을 선보이며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이들은 넷플릭스와 달리 오랜기간 쌓아온 지적재산권(IP), 다양한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앞세워 세계관을 계속해서 확장해가고 있다. 디즈니는 디즈니플러스 영향력 확대를 위해 유료방송에 채널공급을 중단하는 등 콘텐츠 공급 체계의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과거에는 콘텐츠 공급사였던 미디어 기업들이 직접 콘텐츠 서비스에 나서면서 시청률 조사에도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달 15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이 발표한 6월 미국 TV 및 스트리밍 시청률 집계조사를 살펴보면 미국인의 일일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시간은 전체 TV 시청시간의 27%인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가 7%, 유튜브가 6%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100분 중 27분은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청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인들의 스트리밍 소비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2019년 14%에서 작년 20%, 올해 5월 26%, 6월 27%이다. 닐슨은 올해 스트리밍 서비스 점유율이 33%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 상황도 미국과 유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개인화 매체인 스마트폰 보유율은 90%를 넘어섰고 유무선 네트워크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고품질을 자랑한다. 스트리밍 미디어 시장이 자리잡는데 최적의 환경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전국 4042가구, 남녀 602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0년도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OTT 이용률은 전체 응답자 기준 66.3%로 전년 52%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서비스 이용기기는 스마트폰이 94.8%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OTT 이용자 중 주 5일 이상 시청빈도는 61.7%로 전년(49.4%) 대비 크게 늘어났다.
정액제 또는 추가요금을 지불하고 이용한 비율은 전체 응답자 기준 14.4%로 전년(7.8%)에 비해 증가. 넷플릭스(7.7%)의 이용률이 가장 높고 유튜브(5.4%)와 웨이브(1.6%) 등이 뒤를 이었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의 전망처럼 스트리밍 서비스가 현재의 케이블TV 등 유료방송과 지상파 방송 시청률을 빠른 속도로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시청률 조사의 경우 각 사업자들이 시청자 데이터를 정확히 공개하지 않다보니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들이 많다.
한국에서도 방통위가 통합시청점유율 도입 등 조사방법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닐슨코리아에 의뢰해 TV 뿐 아니라 스마트폰, PC 등 N스크린에서의 시청행태 조사도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시청률 조사까지는 갈길이 먼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 시청자의 미디어 이용 패턴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일부 가구에 셋톱박스를 설치해 집계하는 현재의 시청률 조사 방식의 변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신뢰 있는 시청률 조사가 가능해질 경우 기존 레거시 미디어들의 어려움 또한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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