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규리기자] 최근 온라인 패션 플랫폼들이 대규모 뷰티 오프라인 팝업스토어 경쟁에 나섰다. 화장품은 특성상 직접 발라보고 향을 맡아보는 ‘체험’이 중요하지만, 플랫폼 구조만으로는 이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행보다.
특히 중소형 브랜드 비중이 높은 K뷰티 시장에서는 체험 기회가 신제품 확산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기존 온라인 할인 행사 위주로 진행되던 뷰티 행사가 최근 오프라인 행사로 전환되며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배경과 맞물린다.
이들은 화장품 라인업 확장에 그치지 않고, 체험 기회 제공과 함께 앱 기반 사용자 확보, 고객 행동 데이터 수집까지 고려한 정교한 설계를 접목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한 고객 동선 유도 방식은 오히려 기존 유통사보다 디지털 친화적인 운영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실제 뷰티 팝업스토어는 애플리케이션 즐겨찾기 등록이나 카카오톡 채널 친구 추가 등 데이터 수집형 이벤트 중심으로 구성된다. 현장 방문객은 앱 내에서 특정 미션을 수행해야 참여할 수 있으며, 그 대가로 뷰티 샘플, 굿즈, 디저트 협업 제품 등을 받을 수 있다. 앱 트래픽 유입과 브랜드 노출을 동시에 유도하는 구조로, 충성 고객 확보까지 염두에 둔 전략이다.
이에 패션 플랫폼들은 올해 들어 가파르게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지난해 컬리는 총 4000여종의 뷰티 상품을 할인 판매하는 ‘뷰티컬리페스타’를 열고, 고가의 럭셔리 브랜드 1000여종을 포함한 큐레이션 중심의 기획전을 선보였다. 무신사도 지난해 9월 서울 성수동에서 41개 브랜드가 참여한 ‘무신사 뷰티 페스타’를 개최하며, 뷰티 부문에 전사적 역량을 투입했다.
이어 올해 지그재그와 쿠팡이 4월 행사 일정을 확정했으며, 5월에는 CJ올리브영과 무신사가 대규모 페스타를 준비 중이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곳은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여성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다. 지그재그는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성수동 XYZ서울에서 뷰티 전문관 ‘직잭뷰티’의 첫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온라인 할인 행사 뷰티 페스타의 오프라인 확장 버전으로, 약 2100여개 뷰티 브랜드가 참여했다. 에뛰드, 이니스프리, 달바, 무지개맨션 등 주요 브랜드는 물론, 다이소에서 판매 중인 ‘태그’, ‘삐아’ 등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까지 고루 구성해 이목을 끌었다.
같은 장소에서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쿠팡이 ‘메가뷰티쇼 버추얼스토어’를 연다. 올해로 5회차를 맞는 쿠팡의 뷰티 전문 행사 ‘메가뷰티쇼 2025’와 연계된 현장 이벤트다. 쿠팡 역시 부스에서의 제품 체험과 샘플 제공,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증 이벤트 등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와 구매 유도 효과를 동시에 노린다.
CJ올리브영(이하 올리브영)도 오는 5월 21일부터 27일까지 서울 노들섬 일대에서 ‘올리브영 페스타 2025’를 개최한다. 기존 DDP에서 진행되던 행사를 3500평 규모의 야외 공간으로 확장했으며, 행사 면적은 2배 이상, 수용 고객 수는 약 1.5배 늘어날 예정이다.
올리브영이 이번 페스타를 대규모 야외 행사로 확대한 것은 최근 온라인 플랫폼들의 뷰티 공세가 거세지면서 차별화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력한 오프라인 채널을 보유한 만큼, 브랜드 충성도와 체험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대규모 접점을 마련해 경쟁 우위를 이어가려는 전략이다.
앱 기반 팝업스토어에 집중하는 패션 플랫폼과 달리 올리브영은 공연, 콘텐츠,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뷰티테인먼트’ 콘셉트로 리브랜딩해 경쟁 플랫폼 행사와의 차별화를 꾀했다.
플랫폼 입장에서도 뷰티는 수익성과 확장성이 모두 높은 카테고리다. 회전율이 빠르고 정기 구매율도 높다. 업계에 따르면 화장품의 경우 회당 객단가는 패션보다 낮지만, 연간 구매 빈도는 최대 2배 이상 높아 고정 수요 기반이 탄탄하다.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평균 마진율 역시 40~60% 수준으로 비교적 안정적이다.
시장 성장성도 뒷받침되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3년 국내 뷰티 시장 규모는 17조3412억원으로 집계됐다. 수출도 호조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5년 1분기 기준 한국 화장품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4.5% 증가한 26억달러(약 3조6795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이다.
패션 플랫폼들의 뷰티 확대는 전년 대비 실적에도 반영되고 있다. ▲무신사는 지난해 매출 1조2427억원, 영업이익 1028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으며, ▲지그재그는 매출 2004억원, 영업이익 22억원을 기록했다. ▲에이블리는 거래액 2조5000억원, 매출액 3343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30% 증가, ▲W컨셉은 거래액 5722억원, 영업이익 16억5000만원으로 신세계그룹 편입 후 4년 연속 흑자로, 모두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제 온라인 기반 플랫폼들이 뷰티에서 시도하는 ‘오프라인 경험 설계’는 예외적 이벤트가 아닌 필수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브랜드 신뢰를 이끌어내기 위한 물리적 체험, 고객 데이터를 연동한 온오프라인 구조 설계, 반복구매 기반의 수익 모델 확보까지, 플랫폼의 한계를 넘기 위한 복합 전략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 플랫폼 입장에서 뷰티는 유사 타깃층을 대상으로 자연스럽게 카테고리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 영역”이라며 “특히 오프라인 접점을 늘리는 방식은 브랜드와 플랫폼 모두에게 인지도 상승과 실적 개선이라는 실질적 효과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시대, ICT 정책은②] 네트워크 준비지수 5위인데…우리 정부는 준비됐나
2025-04-19 08:00:00[DD퇴근길] 이마트 옆 다이소 옆 이케아…서울 '강동' 격전지로
2025-04-18 17:48:11넷플릭스 1분기 27%↑ 영업익 4조원…韓 ‘폭싹속았수다’ 흥행 언급도
2025-04-18 16:24:08[AI시대, ICT 정책은①] ‘정부주도→민간주도’…“인프라 위한 해외자본 유치 필수” 의견도
2025-04-18 15:28:56우리은행, 18일 알뜰폰 서비스 정식 출시…청소년 셀프 개통으로 차별화
2025-04-18 13:29:18네이버, 좌표찍기 알림 공지 시스템 도입…최수연 "이달 내 적용"
2025-04-18 19:04:20구글, 美 ‘반독점’ 재판서 유죄 판결… '사실상 해체' 위기 직면
2025-04-18 18:04:23[DD퇴근길] 이마트 옆 다이소 옆 이케아…서울 '강동' 격전지로
2025-04-18 17:48:11“무료 체험 뒤 몰래 결제?”…다크패턴, 근절 방안 마련한다
2025-04-18 16:23:01위믹스, 1차 바이백 중간경과 보고… 해킹 탈취 물량 바이백 완료
2025-04-18 14:2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