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디즈니플러스가 한국진출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통신3사간 온라인동영상(OTT) 힘겨루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통신사간 경쟁은 물론, 통신사와 파트너인 콘텐츠 기업간 대결 및 합종연횡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20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와 LG유플러스간 콘텐츠 제휴가 임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미 넷플릭스와의 단독제휴로 쏠쏠한 재미를 봤던 LG유플러스는 디즈니플러스와도 단독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OTT 강자들을 모두 품게 될 전망이다.
디즈니는 자사 OTT 경쟁력 강화를 위해 타 플랫폼에서 채널과 주문형동영상(VOD)를 빼는 전략을 구사 중이다. LG유플러스는 SKT KT와 달리 OTT 플랫폼이 없지만 디즈니 손을 잡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당초 SK텔레콤과 KT도 디즈니플러스의 파트너가 되기를 희망했지만 각자의 사정때문에 현실화되지 못하는 분위기다.
KT의 경우 IPTV 셋톱박스 이슈 때문에 디즈니플러스와 협상에 진척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IPTV 초창기 시절 공급된 셋톱박스가 최근 공급된 셋톱박스와 달리 디즈니플러스가 요구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사정이 복잡하다. 지상파 방송사들과 공동운명체인 웨이브를 운영하고 있는데다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간 소송전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에만 다른 잣대를 적용할 수 없다. 여러 이유로 SK텔레콤이 가장 먼저 디즈니플러스와 협상 테이블에서 일어났다.
이슈가 적었던 LG유플러스가 사실상 우선협상대상자가 된 이유다. SK텔레콤, KT와 달리 OTT가 없고 콘텐츠 투자가 가장 빈약한 점도 외부와의 협력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KT는 자사 OTT 서비스인 시즌의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추는 한편, CJ ENM 티빙과의 협력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KT는 IPTV 시장에서 압도적 1위 사업자다. 콘텐츠 강자 CJ 손을 잡을 경우 모바일과 TV에서 상당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
KT는 시즌을 별도 자회사로 독립시킬 예정이다. 지니뮤직이 최대 주주인 KT가 보유한 지분을 현물출자해 'KT 시즌'을 설립한 것이다. 특히, 티빙을 보유한 CJ ENM도 지니뮤직의 지분 15.45%를 갖고 있다. 방송업계에 따르면 KT와 CJ ENM은 지니뮤직 합작을 고리로 시즌과 티빙을 합병하는 방안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T와 CJ간 결합은 상당한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CJ 콘텐츠는 지상파 방송 못지않은 영향력을 자랑한다. OTT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젊은층의 경우 지상파 보단 CJ 콘텐츠를 더 선호한다. 닐슨코리아의 1분기 시청률 조사에 따르면 20세 미만 시청률은 tvN이 지상파 방송사들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SK텔레콤은 지상파와의 연합인 웨이브에 올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웨이브는 모바일 1위 사업자와 지상파간의 결합으로 상당한 콘텐츠 파워를 자랑한다. 웨이브는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25년까지 총 1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또 콘텐츠 제작 분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고콘텐츠책임자(CCO) 영입과 기획 스튜디오 설립을 추진한다.
하지만 반대로 지상파나 SK텔레콤 모두 웨이브 때문에 운신의 폭이 좁아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각자 처해있는 상황과 전략이 상이한 가운데 통신사들을 중심으로 한 국내 OTT 대결이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