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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의 저주’ 우려 피해간 롯데온 향후 전략은?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21-06-18 11:05:12
식품·패션 카테로리 강화…M&A·외부 협업 적극 모색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신세계와 롯데 2파전으로 치닫던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선 결국 롯데가 한발 물러났다. 롯데그룹 온라인 통합플랫폼 ‘롯데온’이 아직 e커머스 시장 내 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차별화된 경쟁력 마련이 향후 과제로 남게 됐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이베이코리아 적정가를 3조원 내외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코리아 희망가는 약 5조원으로 매수자와 매도자 인수 희망가 격차가 컸다. 롯데는 제시한 금액 외엔 다른 협상 여지가 없다고 판단, 실상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참여를 종료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검토 결과 당초 기대보다 시너지가 크지 않고, 인수 이후 추가 투자 및 시장 경쟁 비용도 많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보수적 관점에서 인수 적정 금액을 산정했다”고 했다.
롯데는 ‘승자의 저주’ 우려는 피했지만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유통 맞수’로 불리던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확정하게 되면 국내 e커머스 시장은 네이버·쿠팡·신세계 등 규모의 경제를 이룬 업체 중심으로 구도가 재편된다. 여기에 카카오도 외형확장에 시동을 건다면 뚜렷한 특색이 없는 롯데 e커머스 플랫폼 ‘롯데온’ 입지는 더욱 약해질 수밖에 없다.
롯데온 거래액은 지난해 기준 7조6000억원으로 점유율 5%에 그친다. 롯데백화점·마트·슈퍼 등을 포함한 7개 계열사 온라인 거래액까지 합친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부진하다는 평가다. 올해 1분기 실적도 매출은 28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1.9% 줄고 영업손실도 150억원에서 290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오픈마켓으로의 전환에서 판매자 수수료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후발주자로서 성장을 위해선 당분간 이러한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온은 출범한 지 이제 막 1년이 됐다는 점과 거래액이 증가하고 있다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올해 체질 개선을 위해 올해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 출신 나영호 대표 선임했다. 나 부사장 영입으로 롯데온 수장 직급이 기존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격상되기도 했다. 쇼핑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롯데온 중요도도 높아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 4월 1주년 기념 행사에서 고객 수가 크게 늘며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긴 했지만 경쟁사들에 비하면 미약한 수준이다.
현재 롯데온은 식품·패션 카테고리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면세점과의 협업으로 진행한 명품 기획전의 경우 판매 건수가 전년대비 107.5% 증가하는 등 기대 이상 호응으로 기간을 연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단숨에 업계 2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는 신세계를 견제하기 위해선 롯데 역시 M&A 등을 통한 반등의 계기가 필요하다.
롯데는 자산 유동화로 지난 2019년부터 백화점·마트 등을 매각해 롯데쇼핑에서만 약 3조4000억원 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롯데쇼핑은 “e커머스 시장에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가치 창출 방안을 지속 모색하고 인수합병(M&A)를 비롯한 외부와의 협업 등도 계속해서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e커머스 시장은 규모의 경제를 이룬 대형 업체와 특정 카테고리에 전문성을 띄는 버티컬 업체로 양분되고 있는 분위기다. 자체적으로 플랫폼 및 서비스를 키워 몸집을 키우기엔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뒤쳐질 수밖에 없다. 독자노선으로 우위를 띄기 어려운 만큼 업체간 협업 및 M&A를 통해 속도를 내려는 움직임이 보편화 될 전망이다.
롯데가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부인에도 불구 요기요 인수 가능성이 흘러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배달 시장 점유율만 보면 1위 배달의 민족과 격차가 크지만 롯데가 인수할 경우 오프라인 유통업체에게 부족한 라스트마일 서비스가 강화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가 구원투수의 역할은 아니었기 때문에 이를 인수한다고 해서 무조건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인수를 못했을 때 여러 가지 시도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은 줄겠지만 엄청난 타격을 받거나 큰일이 나는건 아니니 지켜봐야한다”고 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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