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사상품+오픈마켓 병행…고객 유입위해 상품 구색 다양화 집중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비대면 쇼핑 수요가 늘어나면서 전통 유통업체들의 온라인 사업 전략 역시 변화되고 있다.
회사가 상품을 직매입해 판매하는데 그치지 않고 일반 판매자도 입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오픈마켓 비중을 늘려가는 중이다.
24일 유통업체 신세계와 롯데는 각각 SSG닷컴과 롯데온을 통해 오픈마켓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양사는 판매자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춰 취급 상품 수를 다양화시킨다는 전략이다. 구비한 상품 수가 많아지면 그만큼 소비자들도 유입이 증가하고 거래액이 늘어나는 선순환 효과를 만들어낸다. 동시에 공간을 내준 플랫폼 업체들은 판매업체들이 지불하는 판매수수료 혹은 광고비로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
SSG닷컴은 지난달 입점 셀러를 위한 ‘쓱(SSG) 파트너스’ 판매자 센터를 열고 오픈마켓 시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상반기 중 정식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에도 외부 판매자들이 SSG닷컴에서 상품을 판매하고 있었지만 이는 종합몰로서 상품기획자(MD)들의 까다로운 심사를 거친 검증된 판매자들만 입점했다. 오픈마켓 셀러는 심사 및 승인 과정이 생략되고 본인 명의 핸드폰 인증만 거치면 누구나 판매자가 될 수 있다.
SSG닷컴이 오픈마켓을 도입한 가장 큰 이유는 상품 경쟁력 확보다. 다만 상품 품질관리 및 신뢰도 저하 방지를 위한 방안을 도입했다. 우선 식품·명품 전체와 기저귀·생리대 등 일부 생필품, 패션 브랜드 일부 등 4개 부문은 오픈마켓 카테고리에서 제외된다. 또 오픈마켓·입점 셀러 대상으로 신규 판매자 등급제를 시행해 이에 맞춰 혜택과 패널티를 부여한다.
SSG닷컴 관계자는 “식품과 명품 등 일반 셀러들이 취급하기 어려운 분야는 제외했다”며 “주로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이용자들이 SSG닷컴을 이용하다 보니 온라인 구매 신뢰를 위해서도 기존 잘하고 있는 분야는 그대로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4개 분야를 제외해도 오픈마켓 셀러들이 판매할 상품들은 무궁무진하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상대적으로 SSG닷컴이 주력하지 않았던 생활·소형가전이나 주방용품 등에서 경쟁력 있는 상품들을 발굴해 셀러들이 판매하길 기대하고 있다. 특히 오픈마켓 탭을 별도 신설하지 않고 특정 검색어를 입력했을 경우 결과 페이지는 자체 상품과 오픈마켓 상품이 구분되지 않는다. 소비자 입장에선 앱 내 사용자경험은 유지되면서 상품 구색이 많이 늘어났다고 체감하게 된다.
SSG닷컴은 오픈마켓 정식 서비스를 시행을 앞두고 인공지능(AI)를 활용한 큐레이션 서비스도 고도화하고 있다. 내달 개인화 추천 서비스 ‘눈치 빠른 쓱검색’을 선보인다. 단순 구매이력 기반 상품 추천이 아닌 구매·클릭 횟수, 선호하는 브랜드, 구매 주기 등을 분석해 순위별로 검색 결과를 노출할 예정이다. 같은 검색어를 입력해도 사람마다 결과 페이지가 달라지는 셈.
롯데온은 지난해 4월부터 오픈마켓 운영을 시작하며 지난달 1주년을 맞았다. 출범 당시 시스템 불안정을 겪으며 혹평 속에서 출발했지만 올해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 출신 나영호 대표 선임 후 전반적 체질 개선에 나섰다.
롯데온은 SSG닷컴과 달리 입접업체들 취급 상품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각 e커머스 업체들마다 판매업자 유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롯데온은 오는 7월31일까지 신규 입점하는 셀러에게 3개월간 판매수수료 0%를 제공하는 파격 혜택을 실시 중이다. 동시에 롯데온에서 사용할 수 있는 광고비 ‘셀러머니’를 30만원을 지원한다. 지난 90일간 실적 바탕으로 우수 셀러를 선정해 최대 200만원 셀러머니를 추가 지급하거나 상품을 상위 노출해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롯데온의 경우 입접업체들의 판매수수료·광고비를 거두기보다 당장 외형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알 수있다. 롯데온에는 현재 2만여 셀러가 입점하고 약 4000만개 상품 구비됐다.
아직까지 국내 e커머스 업계에서 롯데온과 SSG닷컴 존재감은 미미한 편이다. 작년 기준 거래액 20조원을 넘어선 네이버·쿠팡 점유율이 각각 17%, 13%를 기록한 한편 롯데온과 SSG닷컴 점유율은 각각 5% 이하대로 추정된다. 오픈마켓을 통해 외형확장에 도입한 양사가 '전통 유통업체' 체면을 살리며 e커머스 업계 존재감을 확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 유통업체들은 마트와 백화점을 통해 식품·화장품·패션들을 판매해왔기 때문에 e커머스 업체들과 다른 강점을 가지고 있다”며 “여기에 오픈마켓 형식으로 판매 상품을 늘리면 또 하나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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