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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고성’ ‘무관심’…통신사 주총 ‘3사 3색’

[디지털데일리 채수웅 최민지 기자] 29일 KT 주주총회를 끝으로 통신3사의 정기 주주총회가 마무리됐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지 않고 있어 3사 모두 방역에 최우선을 두는 모습이었다. 주총 며칠전부터 계속해서 현장 방역을 반복하고 온라인 중계, 여유있는 좌석 배치 등을 통해 주주들의 밀접도를 최대한 낮추는데 주력했다.

하지만 현장 분위기는 확연히 엇갈렸다. 불과 20여분도 안돼 끝난 LG유플러스가 있는가 하면, 1시간 30분동안 사업을 자세히 설명하고 주주들의 질문을 받은 SK텔레콤도 있었다. 과거에 비하면 수위가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강성주주들이 목소리를 높인 KT 주총 현장은 “아 역시 KT 주총장이구나”하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했다.


◆ 주총을 축제로…‘소통왕’ SK텔레콤 박정호 대표

SK텔레콤은 25일 을지로 본사 수펙스홀에서 주총을 진행했다. 이날 상정된 안건은 ▲제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건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 선임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건 등 평이한 안건들이었다.

하지만 오전 10시에 시작한 주총은 11시 30분이 돼서야 끝났다.

SKT는 작년부터 박정호 대표와 핵심 사업부장들이 나서 지난 한해의 사업성과와 올해 경영비전을 공유하고 있다. 또한 현장에 참석하지 못하는 주주들을 위해 현장중계 및 온라인 투표를 진행했다.

올해 바뀐 것이 있다면 작년에는 4대 사업부장들이 발표했지만 올해는 모빌리티가 핵심 사업으로 추가되며 5명의 부장들이 연단에 섰다는 점이다. 주총 시작 후 SKT가 지향하는 가치를 영상으로 소개하고 마이크로소프트, 우버 등 글로벌 파트너들의 축하인사도 곁들여졌다.

주총 의장을 맡은 박정호 대표는 "작년에 대기업 중 처음으로 온라인 주총을 했고 올해 삼성과 포스코 등 10개 이상 기업이 우리 포맷을 따라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코로나가 종식이 돼서 더 많은 주주를 모시고 성과를 나누는 파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SKT는 박정호 대표가 전체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유영상 MNO 사업대표, 최진환 미디어사업부장, 박진효 S&C 사업부장, 이상호 커머스사업부장, 이종호 티맵모빌리티 대표 등이 올해 사업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일부 주주에게서 현 수준의 주가 불만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박정호 대표는 연내 중간지주사 전환을 통한 지배구조개편,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 확대, 자회사 IPO 추진 등 강력한 주가부양 의지를 드러냈다. 마침 그날 SKT 주가는 8% 가량 급등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 KT 신고가 갱신…그래도 줄어든 ‘고성’

KT 주총은 29일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서 진행됐다. KT 주총을 연상하게 하는 단어는 '주총꾼', '시위', '고성' 등이다. 그만큼 열혈(?) 주주들이 많고 노조와 관련된 이슈도 적지 않다.

올해도 예년과 별반 다르지 않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주총 시작전 이미 연구개발센터 앞에서는 KT파워텔 매각을 반대하는 집회가 진행되고 있었다. 매번 정기주총때마다 시위가 열리다보니 경호도 철저하다. 올해도 KT 주총장 내부에는 수많은 경호원이 주변을 에워싸고 있었고 내부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지정좌석제를 도입하고 메인 주총장 이외에 2곳을 원격으로 연결했다. 주주들은 입장 때 받은 비표를 통해 무작위로 장소를 배정받았다.

주총이 시작되자 일부 주주들의 고성이 시작됐다. 구현모 퇴진 주장부터 KT파워텔 매각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하지만 KT는 주총 때마다 이러한 일을 겪어왔기 때문에 차분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경험치를 쌓았다. 구현모 대표는 불만들을 경청한 후 답변을 내놓았다.

다만, 올해 주총에서는 예년과 달리 주가에 대한 원성은 찾기 어려웠다. 지난 26일 KT 주가는 2만8300원으로 마감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24일에는 52주 신고가를 갱신하기도 했다. KT 주총은 여러 장면을 보여주며 약 1시간 가량 진행됐다.


◆ 주가 바닥인데…관심 없는 LGU+ 주주

LG유플러스 주총은 무색무취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방역에 철저하게 준비한 것은 SKT, KT 모두 동일했다. 다만, 실제 주총 현장의 분위기는 제각각이었는데, LG유플러스 주총은 별다른 특색을 찾기 어려웠다.

LG유플러스 주총은 지난 19일 서울 용산 사옥에서 진행됐다. 황현식 대표가 정식 사내이사로 선임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주총 의장은 이혁주 부사장이 맡아 진행했다. 이날 주총에 참여한 주주들은 상정된 안건에 대해 반대 없이 동의, 재청으로 신속하게 안건을 처리했다.

SK텔레콤처럼 올해 경영전략에 대한 설명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주가가 부진한 상황이지만 주주들의 불만, 항의 목소리도 없었다. 20분도 채 되지 않아 총회가 마무리 됐다. 예년과 다른 점이 있었다면 코로나19로 인해 처음으로 전자투표제가 도입됐다는 점이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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