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지난 2일 초·중·고교 개학이 이뤄졌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개학’ 2년차다. 하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시스템 오류로 인한 불편이 여전하다. 공공 학습관리시스템(LMS)에서 지속적으로 오류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학기가 시작한 지 3일이 지났음에도 지속적인 오류로 교육 현장의 혼란이 심화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EBS 온라인클래스’가 시스템 오류로 시름하고 있다. 개학 첫날에는 시간표 기능에 오류가 발생, 오후부터 정상 이용이 가능했다. 이 과정에서 시간표가 보이지 않는 교사와 학생이 있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3일에는 강의 업로드가 안 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새롭게 추가한 화상수업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자 일선 교사들은 지난해 활용하던 민간 화상회의 서비스를 찾았다. 프로그램을 삭제한 교사, 학생들이 새로 설치하는가 하면 예기치 못한 오류에 동영상 시청으로 수업을 대체하는 경우도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4일에도 수업 시작 시간인 오전 9시경 화상수업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했다. 교육부는 “화상수업 진입 과정에서 지연이 있다는 문의가 있어 문제를 개선했다”고 밝혔다.
한 중학교 교사는 “제일 중요한 수업 시작 시간마다 오류가 발생하니 시스템을 믿을 수가 없다”며 “지난해 만든 원격수업 안내서를 토대로 학생들에게 민간 서비스인 줌(Zoom)을 설치하도록 안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교육 현장에서는 교육부가 문제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당초 교육부는 EBS 온라인클래스에 대해 2월 15일 시범개통, 2월 23일 기능 정상화, 3월 2일 정식 개통이라는 일정을 예고했는데 개학 직전인 2월 말까지 기능이 작동하지 않아 문제가 예고됐다는 것.
교사들의 모임인 실천교육교사모임은 “개학을 하고도 여전히 정비 중이다. 사용자 편의성은 고사하고 정상적으로 프로그램이 운용될 수 있는지조차 의심하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또 “교사들은 실제 작동 실습을 제대로 해보지 못한 상태에서 개학을 맞이했다. 기본적인 프로그램 숙달 시간도 주지 않은 프로그램 고도화가 말이 되는 상황인지 묻고 싶다”고도 꼬집었다.
교육 현장의 혼란에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교육부의 자체 시스템 개발로 사달이 났다”며 “지난해 멀쩡히 민간 서비스를 이용해 놓고 얼마 없는 시간 동안 자체 시스템을 개발해 탑재했다. 촉박한 개발 일정에 테스트조차 제대로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디지털 뉴딜로 소프트웨어(SW) 산업을 육성한다고 했는데, 교육부는 대안이 있음에도 급하게 자체 시스템을 개발하며 문제를 키웠다”며 “코로나19로 개학이 지연되는 급박한 상황서 무료로 SW를 공급했던 기업이 많은 것으로 아는데, 그 기업들은 무척 허탈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