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2020년 인터넷 업계에선 여느 때보다 빅테크(거대 기술기업)가 주목받았다. 다만 인류를 풍족하게 만들 신(新)기술이 아니라 반(反)독점 이슈로 눈길을 끌었다. 그중 구글이 이슈 진원지라 할만하다.
해묵은 논란거리인 국내외 기업 간 역차별부터 조세회피, 내년에 적용을 앞둔 앱마켓 인앱결제 강제 확대 적용, 미국 내 연이은 반독점 소송 등에 구글이 빠지지 않는다. 구글이 관련 업계는 물론 일상 전반에도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면서 빅테크의 본진인 미국에서도 이전과 다른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구글은 애플에 이어 페이스북과도 공모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10월20일 미국 법무부가 워싱턴DC 연방법원에 구글이 애플에 최대 110억달러(약 12조원대)를 제공하면서 아이폰에 탑재된 사파리 브라우저 검색까지 구글로 이뤄지도록 반경쟁적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를 통해 구글이 안드로이드 진영은 물론 iOS의 검색 트래픽까지 독점하게 됐다는 것이다.
구글 검색엔진 선탑재는 국내서도 논란이 된 바 있다. 구글이 단말기 제조사와 맺은 모바일앱유통계약(MADA) 관련 이슈다. 구글앱 선탑재 조건으로 제조사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무상 제공한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2016년 재조사에 들어갔지만 지금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실태를 파악하라“는 주문이 나왔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선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계속 보고 있고 방송통신위원회와 같이 협력해서 보겠다“고 답한 상황이다.
이번에 텍사스 등 미국의 10개 주정부도 구글 반독점 소송에 동참했다. 구글의 온라인 디스플레이 광고 독점에 페이스북과의 반경쟁 협약 등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주정부는 양사가 광고 입찰 경쟁을 피하고 구글이 페이스북에 일정 혜택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 측은 소송에 대해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강력 방어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구글플레이 인앱결제 강제 확대’도 국내외에서 논란을 낳고 있다. 업계에선 구글이 게임 이외 콘텐츠 앱으로도 매출 기반 30% 수수료 수익을 확대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구글은 환불 대응 등 고객 서비스 향상을 위한 시도라고 항변하나, 업계와 국회, 정부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는 아니다.
공교롭게도 애플이 중소 개발자(사) 대상으로 인앱결제 수수료를 15%로 낮추겠다는 방침을 발표하고 업계 반발이 끊이지 않자, 구글이 한발 물러났다. 내년 1월부터 신규 앱에 인앱결제 강제 정책을 적용을 예고했으나, 9월30일 이후로 미뤘다. 물론 미봉책이다. 10월 시행을 앞두고 논란 재점화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