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구글이 ▲스마트폰 ▲스마트TV ▲스마트스피커 신제품을 공개했다. 처음으로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스마트TV는 구글 색채를 강화했다. 스마트스피커는 스피커 본연의 기능을 강조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지배력을 소프트웨어(SW)에서 하드웨어(HW)로 전이하려는 시도를 노골화했다.
30일(현지시각) 구글은 온라인 신제품 공개 행사 ‘런치 나이트 인(Launch Night In)’을 개최했다.
▲스마트폰 ‘픽셀4a 5G’ ▲스마트폰 ‘픽셀5G’ ▲안드로이드TV ‘구글TV’ ▲스마트TV ‘크롬캐스트’ ▲스마트스피커 ‘네스트오디오’ 등을 발표했다.
◆구글, “구글 제조 HW 구글 서비스 최적”=구글 릭 오스터로 수석 부사장은 “구글은 연초 출시한 ‘픽셀버즈’를 포함 장기적으로 HW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라며 “구글 HW는 구글 SW와 인공지능(AI)과 결합해 더 유용한 환경을 제공하며 가격도 저렴하다”라고 설명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OS 참고(레퍼런스)기기 제공이라는 명분으로 HW 시장에 뛰어들었다. 초반엔 삼성전자 LG전자 HTC 등 스마트폰 제조사와 손을 잡았다. 스마트폰 안드로이드 OS 점유율이 과반을 넘자 태도를 바꿨다. 모토로라를 인수해 자체 연구개발(R&D) 능력을 확보했다. 모토로라는 레노버에 매각했지만 HTC R&D 인력과 지적재산권(IP)을 확보했다. 기존 제조사와 관계를 끊고 자체 R&D 제품을 선보였다. 레퍼런스폰 브랜드를 ‘넥서스’에서 ‘픽셀’로 변경했다.
◆구글 5G폰, 기대이하…제조사 협상 카드 활용 탓=구글 레퍼런스폰은 그동안 성능과 가격 등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번에 공개한 픽셀4a 5G와 픽셀5도 마찬가지다. 픽셀4a 5G는 5G 수용 주파수를 나눠 각각 제품을 만들었다. 언제 어디에서나 접속이 가능하다는 이동통신 사용환경을 감안하지 않았다. 6기가헤르쯔 이하(sub-6GHz) 제품은 499달러 초고주파(밀리미터웨이브) 제품은 599달러다. 픽셀5는 둘다 지원하지만 699달러다. 두 제품 모두 무선랜(WiFi, 와이파이)은 와이파이6를 제공하지 않는다. 5G 보급률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없는 정책이다. 5G폰인데 초고속이라는 5G의 강점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다.
스마트폰은 OS는 구글 천하다. 애플 점유율을 빼면 다 구글이다. 중국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제재도 구글이 중요한 열쇠 중 하나였다. 화웨이는 자체 OS를 개발하겠다고 했지만 중국 외 지역에서 판매량 감소를 피할 수 없었다. 언제든 HW도 할 수 있다는 수단으로만 이용해도 세계 스마트폰 제조사를 구글 뜻대로 주무를 수 있다.
◆제조사도 개발자도 구글 생태계 종속 심화=HW 제조사뿐 아니라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자 생태계도 구글에 종속했다. 구글은 지난 9월29일 ‘구글플레이 결제 정책 명확화’를 시행한다고 했다. 게임 외 모든 앱에 30% 수수료를 부과한다. 생태계가 들끓고 있지만 구글은 완강하다. 떠날 수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TV는 구글TV로 브랜드를 교체했다. 명칭의 차이는 크다. TV 생태계를 제조사와 관계없이 구글로 통합하겠다는 의미다. A제조사가 만든 안드로이드TV와 구글TV에 편입된 A제조사의 차이다. TV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1위와 2위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타이젠 OS’와 ‘웹OS’ 자체 OS가 있다. 제조사간 점유율 경쟁을 OS별 점유율 경쟁으로 전환하려는 시도가 읽힌다.
◆구글TV 내장 크롬캐스트, 구글TV 점유율 확대 ‘첨병’=첨병은 크롬캐스트다. 크롬캐스트는 유튜브 시청과 콘텐츠 공유 용도로 시장에 발을 디뎠다. 이번에 나온 신제품은 구글TV를 내장했다. TV 제조사와 OS가 달라도 크롬캐스트와 HDMI 단자만 있으면 구글TV가 된다.
구글TV는 유튜브 영향력 확대 수단이기도 하다. 유튜브TV 멤버십과 구글TV를 연동했다. 실시간TV 서비스 등을 공유한다.
스마트스피커는 공략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음향에 신경을 쓴 신제품 ‘네스트오디오’를 판매한다. 구글은 스마트스피커가 없어도 사물인터넷(IoT) 허브 역할을 할 기기가 충분하다. 그럼에도 불구 경계의 끈은 놓치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