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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백과] ‘알뜰폰 지원사격’ 불붙는 통신3사 경쟁


이동통신사의 망을 도매로 사들여 재판매하는 알뜰폰 서비스가 등장한 지 10년이 지났다. 알뜰폰은 포화된 시장임에도 불구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선택약정할인, 보편요금제 추진 등 통신사들의 저가 요금제가 경쟁력을 갖추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알뜰폰은 힘을 잃어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국민은행의 시장진입,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5G 서비스 등으로 알뜰폰 시장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는 ‘알뜰폰 백과’ 기획을 통해 알뜰폰 시장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향후 미래를 조망해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알뜰폰 시장 활성화를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통신사의 역할이다. 통신사업자 망을 임대해 서비스하는 특성상 알뜰폰의 요금제 경쟁력은 상당 부분 통신사와의 협상에서 좌우되기 때문이다. 통신사와 알뜰폰은 서로 경쟁하는 시장 플레이어인 동시에 상생과 협업을 도모하는 사업 파트너이기도 하다.

정부의 강력한 알뜰폰 활성화 정책 드라이브로 통신업계는 그동안 다양한 알뜰폰 상생안을 고심해왔다. 가장 핵심적인 망 도매대가 인하부터 중소 알뜰폰 사업자를 위한 마케팅 판촉 지원 등 다양한 방법이 고안됐다. 최근에는 알뜰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통신3사 사이에 망 점유율을 둘러싼 주도권 다툼도 중요해진 상황이다.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곳은 LG유플러스다. 대표적으로 5G망 도매대가를 대폭 낮추면서 알뜰폰의 5G 시장 진출 물꼬를 틔웠다. 작년 말 알뜰폰 1위 CJ헬로(현 LG헬로비전) 인수 조건에 따라 5G망 도매대가를 기존 75%에서 66%로 인하한 것. 이 덕분에 유플러스 망을 쓰는 다수 사업자가 올해 들어 3만원대 5G 요금제를 속속 출시했다.

도매대가 인하는 알뜰폰업계가 가장 바라는 조치 중 하나다. 알뜰폰 사업자는 통신사 망을 빌려 쓰면서 망 사용료 개념으로 도매대가를 지불해야 하는데, 도매대가가 클수록 저렴한 요금제를 설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5G망 도매는 LG유플러스가 가장 먼저 확대한 것으로, 이후 KT가 바톤을 이어받아 같은 수준으로 도매대가를 인하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9월 발표한 알뜰폰 상생안 ‘U+MVNO 파트너스’에 따라 자사 망을 사용하는 중소 사업자 대상 영업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당시에는 정부의 인수 승인심사를 앞둔 시점이었단 점에서 ‘보여주기’식이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일기도 했다. 결과적으로는 중소 사업자들이 어려움을 겪던 인프라·마케팅 지원을 계속해오고 있다.

KT는 알뜰폰의 고용량 데이터 요금제 확대를 위해 매달 최대 100GB를 추가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시행하고 있다. 데이터 중심 3종 요금제를 대상으로 자사 망을 사용하는 모든 알뜰폰 사업자에게 적용한다. 예컨대 ‘LTE 데이터선택 65.8’ 기반 요금제는 원래 월 10GB와 일 2GB를 제공하지만, 프로모션으로 110GB를 기본 데이터로 쓸 수 있다.

이는 KT가 사실상 망 도매대가를 인하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기존 요금제에 대용량 데이터를 추가 제공함으로써 가입자 1명당 만원 정도 요금 인하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무약정인 알뜰폰 요금제의 이용 기간이 짧은 점을 고려하면, 1년간의 혜택으로 가입자를 장기간 묶어둘 수 있는 요인도 된다.

앞서 KT는 지난 2월 5G망 도매대가를 66%로 인하한 바 있다. ‘LTE 데이터ON’ 요금제 도매가도 업계 최저수준으로 인하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알뜰폰 사업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사업자 지원금 선지급’, ‘마케팅 활동 지원’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금융과 통신의 결합 등 알뜰폰의 서비스 융합을 주목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시장 진출 이후 금융 서비스를 더한 알뜰폰은 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이에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알뜰폰 자회사 SK텔링크 및 하나은행과 협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신규 서비스 개발을 준비해왔다.

그 일환으로 SK텔링크와 하나은행이 출시한 ‘하나원큐’ 요금제는 은행 이용실적에 따라 통신 요금을 할인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업계 처음으로 통신사(SK텔레콤) 미디어 서비스인 ‘웨이브’·‘플로’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결합했다. 향후 통신사-알뜰폰-금융권의 협업으로 전에 없던 상품화 기회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다만 SK텔레콤의 경우 알뜰폰의 실질적인 지원책으로 꼽히는 도매제공 확대 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KT·LG유플러스와 달리 SK텔레콤은 아직 5G망 도매대가를 인하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발표한 정부 알뜰폰 활성화 정책에도 도매제공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의 5G망 제공 의무화 내용이 담겼으나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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