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국가 차세대 미래산업 기반인 5G까지 일본 수출규제 여파가 미치지 않도록, 정부와 정보통신기술(ICT) 기관들 움직임이 분주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이달 말까지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연구개발(R&D)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ICT 산하기관들이 잇따라 5G 대응책을 세우고 있다.
◆통신분야 일본부품, 국산‧수입품으로 대체 가능=현재 약 20개 통신장비 품목에서 일본산 부품이 수입되고 있다. 다만, 일본으로부터 수입되는 통신기기 부품은 2015년 1억8000만달러에서 2018년 1억달러 규모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네트워크 장비를 구성하는 수동소자와 무선(RF) 필터 등 부품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지만, 중국 등 수입품으로 대체 가능하다. 이처럼 통신업계에서 사용하는 일본 부품은 핵심소재가 아니기 때문에 국내 개발과 수입품으로 대신할 수 있어, 수급문제는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통신분야까지 수출규제가 이뤄져도 영향을 거의 받지 않겠지만, 부품 변경에 따른 품질 하락 및 납품 지연 등 안정적인 생산에 차질을 줄 수는 있다. 또, 대체 통신장비 부품의 호환성 검사 등 정부 인증절차 간소화도 필요하다.
◆일본 의존도 높은 광통신 장비는? NIA, 5G 광통신부품 국산화=다만, 광통신 장비의 핵심 부품인 레이저 다이오드와 같은 광 능동부품 및 광학 제품은 일본 의존도가 높다. 5G용 25기가 광원(LD) 소자는 미쓰비시‧스미토모 등 일본 기업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이에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은 5G 광통신부품 국산화에 착수한다. ‘지능정보 네트워크용 광통신 부품 상용화 실증확산 사업’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실시되며, 예산은 기획재정부 2차심의 결과 기준 35억원이다.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예산도 늘렸다.
NIA는 중소기업 대상으로 광부품 시제품 제작, 시험검증, 시범망 적용 등 사업화를 지원할 방침이다.
◆5G 장비‧단말 부품, 국산화 지원=이와 함께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은 5G 장비, 단말 부품 국산화 지원, 양자통신 핵심소재 개발에 나선다. 이는 2020년 단기대책으로, 3개 분야에만 720억원 예산이 책정됐다. 중장기적으로는 ICT 장비, 부품 원천 기술 개발 사업을 신규 추진한다.
이 대책에 따르면 ▲대일 수입의존도가 높은 5G 장비(기지국‧안테나 등), 단말 부품 및 디바이스(가상현실‧웨어러블), 국산화 기술 개발 추진(340억원) ▲국산화한 5G 전송장비, 단말부품에 대한 시험, 검증 및 레퍼런스 확보를 위한 실증환경 구축 추진(280억원) ▲핵심 양자 소재 및 생산 장비, 특화공정 개발(100억원) 등이 포함됐다.
맞춤형 실증‧양산‧사업화도 지원한다. 우선, 5G 통신 기지국 장비‧안테나‧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해외 의존도가 높은 부품‧장비를 국산화로 개발하기 위한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신뢰성‧안정성을 실증한다.
또한 ▲6G 핵심 부품 장비, R&D 전주기 맞춤형 시험검증 지원을 위한 통합 테스트베드 구축 ▲양자정보통신 백본노드‧가입자 센터 등 테스트베드, 양자정보통신 신소재 장비센터 운영 ▲25기가급 광소자 및 테라급 광통신 부품 등 제작, 시험 인증 장비 마련 ▲엣지 컴퓨팅 기반 초저지연 5G 융합서비스‧장비‧부품 실증 지원 등도 진행한다.
◆5G 무선국검사 ‘이상무’=전파 분야에서 무선국 검사용 측정 장비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나, 일본 수출규제가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이에 5G 무선국 검사는 차질 없이 수행 가능하다.
현재 보유 중인 측정 장비는 대부분 미국, 독일, 덴마크에서 생상‧보급된 제품이며, 일본 제품 비중은 전체 5.1%(37개) 수준이다. 또,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은 ICT 관련 기술제품 국산화를 유도하기 위해 평가, 가점, 시상 등에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는 ICT 표준개발 자문 서비스 확대, 국산화 대체 추진하거나 대체부품 사용한 제품의 시험인증 패스트트랙, 핵심부품 시험인증을 위한 인프라 구축 및 컨설팅 지원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통신3사는 납품되는 장비가 성능규격만 통과하면 개별 부품에 대해서는 별도 통제를 하지 않고 있다. 일부 통신사는 국내 장비업체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하고 일본산 부품 교체 때 발생할 수 있는 장비 업체들의 어려움을 청취했다. 장비업체 자체 테스트를 인정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