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슈나이더일렉트릭과 같은 전형적인 기업거래(B2B)에 최적화된 기업은 ‘공기’와 같은 존재로 인지되기 쉽다.
개인거래(B2C)와 달리 철저하게 고객사를 대상으로 사업을 펼치다 보니 딱딱하고 폐쇄적이며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을 것처럼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B2B 기업에 영업은 있어도 마케팅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해서 무리가 아니라는 말을 들을 정도다.
이런 슈나이더의 이미지 변화를 적극적으로 끌어낸 인물이 바로 크리스 레옹 최고 마케팅 책임자(CMO)<사진>이다. 2012년 합류한 이후 브랜드 구축과 디지털을 활용한 마케팅 경쟁력 강화에 상당한 성과를 거뒀고 전통적인 B2B 기업을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시키는 데 일조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포브스가 수여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CMO로 2년 연속(2017년, 2018년) 선정된 바 있다. 아래는 크리스 레옹 CMO와의 일문일답이다.
- B2B를 플랫폼으로 끌어내는데 있어 가장 역점을 뒀던 요소는?
◆3가지 관점에 집중했다. 첫 번째로 브랜드를 명확하게 정의하는 것이다.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이 중요하다. 슈나이더가 단순히 어떤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집중했다. 두 번째는 디지털적으로 체계화된 마케팅이다. 브랜드에 대한 명확한 정의 외에도 현재 디지털화가 이루어진 상황에서 디지털 마케팅이 체계화되지 않는다면 우리 브랜드를 보여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세 번째는 단지 재미로 마케팅을 하지 않고 궁극적으로 주요 가치 창출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했다.
회사의 브랜드를 ‘life is On’이라고 정의했다. 아침에 일어나 언제 어디서나 연결된 삶을 누리기 위해 슈나이더는 혁신을 추구했다. 마케터로서 B2B와 B2C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느냐 의문을 던지고자 한다. 올바른 공급자에게 올바른 제품이 생산되고 있는지, 자동화된 공정에서 생산되는지, 소비자도 의문을 던져야 한다.
- 대한민국은 반도체·디스플레이와 같은 첨단산업 공장이 많다. 에너지 소비가 많은 이런 시장에 대한 마케팅 전략은?
◆슈나이더 비즈니스는 지속 가능성을 갖고 있다. 예전과 같이 나무 한 그루를 살리자고 하는 순진한 사고가 아니다. 환경을 염두에 두지만, 경제성, 수익성과 관련되어 이를 어떻게 개선하느냐에 집중한다. 한국 기업의 경우 지속 가능성을 위한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먼저 인지를 해야 하고, 또 방법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도 시장 역시 이를 수용할 수 있을 만큼 성숙했다고 생각한다.
- (대한민국에서) 4차 산업 혁명 등 변화에 대한 요구가 크다.
◆(대한민국) 정부에서 디지털화를 위한 스마트팩토리 등 의지가 있고 역량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비즈니스를 지속하고 있는 이유다. 대한한국이 추구하는 경제적인 수익성, 슈나이더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 잘 맞아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협력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고 협력해나갈 예정이다.
- CMO 관점에서 자신의 어떤 점이 특별하다고 생각하나?
◆나를 특별하지 않다. 슈나이더는 엔지니어 기업인데 엔지니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슈나이더은 매우 세계적인 투명한 기업(눈에 보이지 않는 기업)이다. 보다 가시적으로 보이고 잠재력을 활용해 보여질 수 있도록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했다. 브랜드를 명확하게 해서 가시성을 높이고 혁신적 업무를 교감하고 공유할 수 있게 하는 뿐만 아니라 영업팀이 더욱 친근한 언어로 소비자에게 다가가도록 노력하게 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슈나이더를 알고 애정을 가지게 되면 고객은 제품을 사기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연다.
<싱가포르=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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