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1836년 설립된 슈나이더일렉트릭은 산업이 큰 변화를 겪을 때마다 카멜레온처럼 변신을 거듭했다. 처음에는 철강과 중장비, 조선 사업에 집중했지만 20세기에는 전력과 자동화 및 제어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21세기 직전인 1999년 사명을 ‘슈나이더&시에’에서 ‘일렉트릭’을 더해 시스템과 제어 부문의 전문성을 강화했다.
회사 역사를 되짚어 보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이 눈에 들어온다. 1920년에는 웨스팅하우스와의 합작사를 만들었고 1975년 전기 배전 기업 머린저린을 품에 안았다. 2000년부터 2000년까지 무정전 전원공급장치(UPS) 기업인 APC를 비롯해 다양한 기업에 손을 뻗쳤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이제까지 인수한 기업만 130개가 넘는다.
국내에서는 2002년 스마트 모터보호계전기(EOCR) 업체인 삼화기연을 인수했고 최근에는 선박·해양플랜트 기업인 KTE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양사가 합작한 슈나이더-KTE는 지능형 배전반을 제조하는 한국 생산기지 역할을 맡는다. 빌딩과 공장의 에너지 소비량을 줄일 수 있는 지능형 배전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20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에서 개막한 ‘2018 이노베이션 서밋 싱가포르’에서 장-파스칼 트리쿠아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을 만나 앞으로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아래는 트리쿠아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기존의 에너지에 대한 개념은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데, 어떤 면에서 생산보다 관리가 더 중요한가?
◆기조연설에서 자본 비용(CapEx)이 아니라 운영 비용(OpEx)에서의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많은 업체는 건물, 플랜트 구축 등의 비용에만 관심을 둔다. 그러나 사실 운영 비용은 지속해서 들어간다. 한 건물의 건설 종료 후 운영 비용이 전체 비용에 80%를 차지한다. 보통 기업이 건설에 많은 관심을 가지지만, 더 똑똑한 기업은 건설 종료 후 운영하는 것에 관심을 가진다.
- 80%가 운영 비용인가?
◆전체 비용 중 80%가 운영 비용이라는 것이다. 전기, 유지, 중간에 크게 고장 났을 때의 보수 등의 비용이 들어가는데, 전체 비용 중 에너지에 들어가는 비용을 70% 감축했다, 보수 비용을 50% 감축한 것은 엄청난 비용이 감축된 것을 말하는 것이다. 전체를 100으로 봤을 때 건물 건축은 20% 정도고 나머지가 실제 운영비다.
- 100년 넘은 기업이고 4차 산업혁명 시대 혁신을 통해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어떤 변화가 있을 때 선두주자로 항상 서 왔기 때문에 살아남았다고 생각한다. 1891년 전기가 등장하면서 슈나이더는 전기에 집중하며 선두주자가 됐다. 세기가 바뀌고 디지털 혁명이 시작되면서 디지털 시대의 선두주자가 됐다. 전기와 디지털화에 있어서 디지털화를 이끄는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사물인터넷(IoT) 변화의 선두에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다.
- 전반적으로 전기 사용량이 전 세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민국도 발전 방식(화력, 원자력)에 대한 논란이 많다.
◆언론 매체, 정치인 등 많은 사람이 발전에 대해서 논의한다. 가장 효율적이고, 가장 저렴하면서, 가장 빠르게, 녹색 방식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은 바로 절약하는 것이다. 절약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공장, 도시, 건물 등 모든 분야에서 에너지를 사용하는 만큼 절감할 수 있다. 잠재적 에너지 효율성을 갖고 있다. 한국은 매우 성공적인 산업발전을 이룬 국가이고 에너지 소비량이 상당하다. 스마트시티, 스마트공장에 대한 이슈를 잘 적용한다면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
-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영원한 경쟁자가 없고 파트너십과 융합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경쟁사와도 파트너십을 갖기도 한다. 고객사에 대해 가치를 이전할 때는 고객사가 진정 원하는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것은 우리 기업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고도의 다양한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협업이 필요하다. IoT 연결되고 모든 산업이 융합될 것이다. 이것에 대응하기 위해 개방형 플랫폼을 운영하며 다양한 기업과 협력해 나갈 예정이다.
<싱가포르=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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