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인텔이 일부 중앙처리장치(CPU) 위탁생산(파운드리)을 대만 TSMC에게 맡길 것이라는 내용의 보도를 부인했다. 앞서 디지타임스를 비롯한 일부 외신은 TSMC가 인텔 14나노 미세공정으로 만든 CPU를 생산하기로 했다고 전한 바 있다.
14일 인텔은 일부 외신이 보도한 TSMC를 통한 14나노 CPU 파운드리는 진행하지 않는다고 공식성명을 통해 밝혔다. 인텔은 “예상보다 수요가 강한 14나노 생산설비 확장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인텔은 일부 저가형이나 메인보드 칩셋의 패키징 등을 제외하고 CPU를 외주로 돌린 적이 없다. 파운드리 능력이 충분했음에도 그러지 않았고 2016년에 이르러서야 관련 서비스를 진행하기로 했다. 심지어 전부는 아니지만 반도체 전자설계자동화(Electronic Design Automation, EDA) 툴도 직접 만들어 썼다. 그만큼 수직계열화가 철저했다.
14나노 CPU 파운드리 보도는 최근의 공급 부족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인텔 CPU 공급이 부족해 PC 출하량 전망치를 낮출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는 14나노에서 10나노 미세공정 전환이 원활치 못했기 때문이다. 양산 일정도 올해 연말에서 내년으로 미뤄졌다. 벌써 수차례 미뤄진 로드맵이다.
또 다른 이유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있다. 요즘 서버용 CPU는 없어서 못팔 정도다. 이 시장에서 90% 이상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인텔은 캐파(CAPA·생산량)를 더 이상 늘리지 못하고 있다. 수익성이 높으며 상대적으로 마진이 적은 PC용 CPU에 자원을 할당할 여유가 없다.
이 외에도 글로벌파운드리(GF)가 7나노 사업을 포기했고 이에 따라 AMD의 파운드리도 자연스럽게 TSMC도 옮겨졌다는 점도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인텔의 10나노 전환이 늦어질수록 관련 생태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사실이다. PC 판매는 물론이고 메모리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다른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2019년 AMD의 CPU 성능이 인텔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했다.
업계 전문가는 “극자외선(Extreme Ultra Violet, EUV) 노광 기술 도입도 늦어지면서 웨이퍼 제조 원가를 트랜지스터의 수로 환산한 CPT(Cost Per Transistor)가 높아지게 됐다”라며 “트랜지스터 밀도에 집착을 보인 인텔이 새로운 CPU 설계에 얼마나 새로운 기술을 적용할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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