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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목적에 맞게 회로를 수정해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는 시대에 따라 변화무쌍한 움직임을 보였다. 국방, 통신에서 시작해 가전, 자동차, 스마트 기기 등으로 쓰임새가 한층 넓어졌다.
하지만 주문형 반도체(ASIC)나 특정용도 반도체(ASSP)와 비교해 여전히 가격이 비싸고 독특한 설계로 인해 FPGA 시장은 수평적 진보보다는 수직적 진보, 그것도 꽤 좁은 통로로만 이뤄졌다. 지금은 인텔에 인수된 알테라를 비롯해 자일링스, 래티스 등 손에 꼽을 정도로 업체의 수가 적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산업의 커머디티화(제품의 일반화 또는 평준화, 동일화)가 진행되면서 반도체 업계도 다양한 칩(IC)을 만들어내기보다 중앙 집중형으로 생태계가 바뀌고 있다. 여기에는 소프트웨어가 핵심이며 하드웨어를 통합하고 가상화 기술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인텔 중앙처리장치(CPU)나,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그리고 넉넉한 용량의 메모리를 구성된 하드웨어의 쓰임새가 무궁무진한 이유다.
FPGA 시장 원조인 자일링스도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FPGA라는 틀에서 벗어나 CPU, GPU에 이은 ACAP(적응형 컴퓨팅 가속화 플랫폼, Adaptive Compute Acceleration Platform)을 선보인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ACPA는 쉽게 말해 슈퍼컴퓨터를 칩 단위로 압축한 제품이다. 내부에는 FPGA 영역,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실시간 프로세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엔진, 고대역폭 메모리(HBM), 각종 입출력(I/O) 블록으로 이뤄져 있다.
폭증하는 데이터, 치솟는 연구개발 부담, 미세공정 한계와 같은 상황이 겹치면서 나타난 결과다. 안흥식 자일링스코리아 지사장을 만나 ACAP의 개념과 자세한 전략을 들어봤다. 아래는 일문일답이다.
- FPGA 대신 ACAP이라는 새로운 범주의 반도체를 밀겠다는 건가?
▲FPGA 사업에서 자일링스는 성공을 거듭해왔다. 시장화 속도와는 조금 다른데, 기존에는 새로운 FPGA가 나오면 기존 제품을 단종시켰다. 이번에는 다르다. 멀티 노드로 간다. 전통적인 FPGA와 ACAP을 동시에 가지고 간다. 7나노로 제품이 나오더라도 16나노, 28나노 제품이 존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 ACAP으로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한다고 했다. 생태계 준비와 접근방식은?
▲예컨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업체와 직접 협업한다. 이를 위해 별도의 조직을 구성할 계획이다. 아마존, 화웨이, 바이두, 퀄컴, 텐센트, AMD, IBM, ARM 등과 관계가 이어져 있다. 시장을 더 늘리겠다는 의미다.
- 국내 상황을 보자. 구체적인 이야기가 오고간 적이 있나?
▲대형 포털이나 서비스 업체는 당연히 이야기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같은 반도체 업체도 마찬가지. 기존에는 별도의 가속기를 통해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해왔다. ACPA에 대한 접근 방법 자체는 모듈화를 통해 공급하겠다는 것으로 보면 된다.
- ACPA는 아직 출시 전인데, 올해 계획은 어떻게 하나?
▲직접적으로 고객사 대상으로 연계를 계획하고 있다. 일단 주요 업체(페이스북, 구글, 바이두, 텐센트, 아마존 등)를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공략하고자 한다. 국내는 대학교와의 산학연계가 이뤄질 계획이다. 설계자산·특허(IP) 정책은 프리다. 3자가 IP를 공급하고 함께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체계다. 여기서 더 바뀔 계획은 없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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