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올해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SKC코오롱PI(대표 김태림)가 시장 수요 확대에 맞춰 신규 생산라인 증설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또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와 전기차 시장 확대를 발판 삼아 새로운 모멘텀 확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앞서 지난 23일 SKC코오롱PI은 서울 여의도 미래에셋대우에서 열린 IR(기업설명회)을 통해 3분기 실적과 사업 현황을 설명했다. 회사 측은 최근 이슈인 폴더블 디스플레이와 관련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 회사는 2008년 6월 SKC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각각 PI(Polyimide, 폴리이미드)필름 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해 합병한 합자회사다. SKC와 코오롱인더스트리, 양사 모두 2000년대 초반부터 PI필름 개발에 착수해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관련 사업을 진행해왔다. SKC코오롱PI는 2014년 1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SKC코오롱PI는 PI필름 제조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한다. PI필름은 우수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으로 평가받는 PI를 필름 형태로 제조한 제품이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은 일반 플라스틱보다 강도가 세고 열에 대한 안정성이 높다. 공시 내용에 따르면, SKC코오롱PI는 2014년 글로벌 PI필름 시장 점유율에서 1위에 올랐다.
SKC코오롱PI의 최대주주는 SKC와 코오롱인더스트리다. 지분율은 각각 27.03%로 동일하다. 김태림 대표는 1만4072주(지분율 0.05%)를 보유하고 있다.
◆ “OLED, 전기차 수요 확대 기회될 것” = 회사는 최근 디스플레이 시장이 LCD에서 OLED로 바뀌는 추세도 호재라고 판단하고 있다. 오 팀장은 “OLED는 LCD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열 이슈가 더 발생한다”며 “결국. 이 열을 해소하기 위해 방열 시트가 들어가야 하는데 현재로선 PI필름 기반의 방열시트가 가장 최적화된 소재라고 인정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회사 측은 현재 전세계 투자 붐이 일고 있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도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 팀장은 “전기차 내 배터리나, 모든 차량의 전장용 부품 등에 FPCB나 방열시트용 소재들이 계속 PI를 적용하는 추세”라며 “그런 부분들이 좀 더 가시화된다면 내년 이후 별도의 용도로 자동차용으로 만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1990년대 FPCB가 상업화됨에 따라 PI필름은 적용 범위가 확대돼왔다. 2000년대 들어 휴대폰 등 모바일기기가 대중화되면서 연성회로기판(FPCB)시장이 더욱 성장해 PI필름의 사업 영역은 더 넓어졌다. PI필름 분야는 FPCB의 후방 산업에 속한다. 최근에는 PI필름을 적용한 방열시트(인조Graphite Sheet) 시장이 크게 확대되면서 이 부문 실적도 크게 늘고 있다.
FPCB용 시장은 커버레이, 3층 FCCL(동박연성적층판), 2층 FCCL, 보강판 등으로 분류된다. PI필름은 FPCB에서 지지체, 절연체 역할을 수행한다. SKC코오롱PI가 생산하는 PI필름의 주요 수요자는 FCCL제조업체다. PI필름은 FCCL 및 FPCB 제조 공정을 거친 뒤, 디스플레이 모듈, 스마트폰, 태블릿, TV, PC 등 모듈업체나 세트 업체에 제공된다.
방열시트용 PI필름도 이 회사의 주요 제품이다. 방열시트 업체가 롤 형태의 PI필름을 구입해, 제단 후 탄화 및 흑연화 과정를 거쳐 방열시트를 생산한다. 이후 전방업체의 요구에 따라 코팅, 합지 등의 공정을 거쳐 각 부품 형태에 맞게 제단해 납품된다. 방열시트는 스마트폰과 같은 IT기기 등 열 관리가 필요한 부품에 부착된다. 이 외, PI필름은 디스플레이용과 일반산업용으로도 쓰인다.
◆ 3분기 실적 역대 분기 최고 = 23일 IR을 하기 전, SKC코오롱PI가 공시한 잠정실적 내용에 따르면, 올해 이 회사의 3분기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잠정치는 각각 670억원, 180억원, 119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1.6%, 105.9%, 122.5% 올랐다. 창사 이후 최대 분기 실적이다.
회사는 작년 8월 구미 생산라인을 증설하면서 늘어난 캐파가 시장의 수요와 맞물려 올해 3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오장석 팀장은 “올해 3분기 실적은 작년 8월 구미에 3호 공장을 증설했기 때문에 충분한 수요 오더가 바탕이 돼 최대 숫자를 기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전통적으로 아무리 최근 성수기와 비수기 구분이 없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3분기는 트렌드로 봤을 때는 실적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방열시트과 FPCB 부문 PI필름 매출 성장이 실적 성장의 견인 역할을 했다”며 “지역별로는 방열시트용 PI필름은 중국 시장에서, FPCB용 PI필름은 국내와 중국 시장에서 매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작년과 올해 PI기반의 방열시트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증가된 수요 중 90% 정도를 우리가 잡았다”고 덧붙였다.
또한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 확대도 눈에 띈다. 오 팀장은 “10월 넘어가면서 미국 업체의 신규 모델이 많이 나왔다. 미국 시장의 수혜를 직간접적으로 받고 있다”며 “우리 제품은 신규 모델이 나오기 최소 2개월 전 자재 준비에 들어가기 때문에 3분기에 매출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최근 FPCB용 PI제품의 판매단가가 오른 점도 눈에 띈다. SKC코오롱PIi는 현재 FPCB용 제품군 안에 전략적으로 차별화한 제품을 두고 있다. 오 팀장은 “일반 PI필품은 통상 12.5μm(마이크론)이나 25μm 두께거나 오렌지색인 경우가 일반적”이라며 “이것이 FPCB용의 기본 소재로 채택돼 왔으나, 우리는 차별화 제품으로 블랙 색깔, 10μm 두께 이하인 제품을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제품의 일반적인 판가 수준이 80달러에 못 미치는데, 자별화 제품의 판가는 최소 100달러가 넘는다”며 “비싼 것은 1000달러 가까이 된다. 이 때문에 3분기 실적에서 전분기 대비, 전년도 동기 대비 판가가 오르는 효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수출 비중은 올해 3분기 60%를 넘어섰다. 오 팀장은 “중국 시장에서 방열시트, FPCB 수요가 늘어나 수출 비중이 60%를 넘었다”며 “한국에 대한 매출이 감소해서 수출 비중이 증가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고무적인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 비중을 앞으로 40대 60, 35대 65 까지 늘려나가면서 매출 유지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생산라인 증설 고민 중” = 이 회사의 현재 공식 캐파(CAPA·생산능력)는 2700톤 수준이며, 실제 이와 거의 비슷한 물량을 생산하고 있다. 오 팀장은 “일반적으로 시장에서 알려져 있는 최대 생산량 수준이 공식 캐파의 75-80%”라며 “그렇다면 우리도 사실 이론상 2000톤 정도 생산하는 게 맞는데, 현재 우리는 공식 캐파 수준만큼 물건이 나온다는 점이 우리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회사는 생산라인 증설에 대한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오 팀장은 “당연히 생산 쪽에 여유가 더 된다고 하면 더 실적 견인을 할 수 있을 텐데, 우리가 생산할 수 있는 여유 캐파가 슬슬 한계점에 가까이 오는 거 같다”며 “사실 보통 생산라인 증설은 워낙 투자 자금의 규모가 크고 실제 물건이 뽑아져 나오기까지 거의 1년 반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투자도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라인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경험상 일반적으로 2년 반에서 3년”이라며 “우리는 다행히도 시장 수요에 맞게 작년 8월 구미 생산라인(3호) 증설 한지 1년 여 만에 거의 풀 가동 상태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즉, 신규 라인 증설이 쉽지 않은 선택이지만, 시장 수요 증가로 증설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오 팀장은 “신규 증설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상태며, 결론이 나오게 되면 별도 공시를 통해 알릴 것”이라며 “회사 내부적으로는 늘어난 실적과 시장 수요에 맞게 대응하기 위해 회사 나름의 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 “폴더블 수혜?, 아직 구체적으로 드릴 말씀 없다” = 지난달 삼성전자가 2018년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히자, 코오롱인더스트리, SKC, 제이스텍 등 폴더블 디스플레이와 기술적으로 관련이 있는 업체가 주목을 받았다. SKC코오롱pi은 어떨까.
오 팀장은 “폴더블 폰과 회사가 연관돼 있다는 말이 많다. 우리도 연관돼 있다는 입장은 같다”며 “다만 구체적 내용을 말씀드리긴 어렵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이미 이와 관련한 개발 상황을 외부로 밝혔지만, 우리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회사가 가능성 있는 부분은 기판층, 서브스트레이트(Substrate)층, 보호 필름 등 실제 PI필름이 들어가는 부분”이라며 “충분히 우리 회사도 연관이 있다 까지만 말씀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즉, 폴더블 스마트폰과 관련한 투자나 관련사와의 협의가 실제 진행 중인지 아닌지는 밝히기 어렵다는 뜻이다.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는 있지만, 실제 폴더블폰의 수혜를 입을지에 대해서도 아직 예단하기 이른 시점이라는 입장이다.
오 팀장은 “대부분의 투자자나 시장 전문가가 보기에, ‘국내에서 PI를 다루는 업체는 SKC코오롱PI 밖에 없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폴더블폰과) 관계가 있지 않겠냐’ 라는 차원에서 말이 나온 것으로 안다”며 “그런 부분들에서 우리도 분명히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겠다고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와 관련해 좀 더 구체화되면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까지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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